사이드미러에 지는 해를 담으며 또 나섭니다.
길바닥에 여주라는 글자가 보이는 걸로 봐서
여주 휴게소 앞을 지나가는 것이 틀림읍슴돠.







길가에는 온통 가을이 천지입니다.
이제 더위가 물러간다는 절기 처서입니다.
모기입이 비뚤어지는 지는 잡아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가을 몇 개 감상하시죠.







막바지 피서를 나온 꼬마도
즐겁게 살아보겠노라고 노란 물놀이 튜브를 옮겨보지만
꼬마 역시 삶에 힘이 겨워 보입니다.







첫눈 올 때까지 지워지지 않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봉숭아
신기하게도 하얀봉숭아를
빨간봉숭아와 같이 짖찧어 바르면 더 빨개지지요.









상추도 이제 추대(꽃대)를 내밀어
씨앗 받을 준비를 합니다.







미니토마토도 그 빛을 더해가고







애개~

짱구 왔는 감?







얼렐레 쩜박이도 왔네?







어머나,
이건 누구여 미르한 아닌가베?

우와.

고욤나무.
감나무와 접붙이는데 사용하죠.
고욤 항아리에 잘 넣어 삭히면 참 달죠잉.







그럭저럭 모이다 보니
이렇게 모였네요.
(사진 좌로부터..미르한/대물/붕어라면/구리붕어/69백호)







낮에는 아직 30도를 넘습니다.
그리고 밤엔 무척 춥습니다.
좀 쉬어두어야죠.


개미는 일을 하고







베짱이는 잠을 자고







세상에 버릴 건 하나도 없습니다.
무언가 그의 생명을 다 한 자리엔
또다른 생명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그간의 업적 또한
또다른 민주주의의 자양분이 되어 피어나겠지요.







그리고 그날 밤,
첫번째 막판 뒤집기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자는 넘을 거 같은데...
재보지도 않았습니다.







4칸대 낚시대 손잡이대를 박살낸 놈.
엄지손가락만한 새우미끼에 찌를 순식간에 몸통까지 올렸다가
강력히 차고 들어가는 입질ㅡ, 워낙 빨리 일어난 일이라..
얼결에 손잡이대 중간을 잡고 챈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낚시대 절반값에 해당하는 손잡이대를 아작냈으니...



제 속이...
제 복창이....



아주 뒤집힙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물론 실컷 잡았습니다.
조우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몇 년 전 한번 둘러보고는 너무도 깊은 산속이라
올라갈 엄두를 못냈던,
사유지로 보였던 그곳을 가보기로 합니다.



산 속에는
계단식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사유지로 작은 소류지를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이제 계단식 논들의 농사를 못 짓어 그대로 묵어 버려진 곳들이 간혹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런 곳은 신종처녀지지요.
뭐....원래 처녀는 아니었는데..
버려져서 묵고 길도 사라져 찾는 이가 없으니
다시 처녀지가 되어버린,



그래도 어려운 분덜을 위해 이해를 돕자면
재생수술한 거라고나 할까.







맘에 드십니까?
탐조를 해 보았으나...
여긴
아가미로 호흡하는 어떤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나 봅니다.
지렁이만 수도 없이 낚아냈습니다.
이곳은 무붕지...붕어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엔 그 유명한,
초딩덜 사이에선 불후의 명곡으로 불리운다는,
재래종 미류나무.


미류나무 꼭대기에
이도령이 똑따먹고 걸쳐놓고 도망갔다는
춘향이 빤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붕池에서 이제 유붕池로...

월 포함 준수한 놈으로
그것도 번식력 깨나 있을 법한 붕어덜루다
50여수 넣어두었습니다.
몇년 전 왔을 때 당췌 붕어 없어 보이길래
혹시나 해서 붕어 가져오길 잘했습니다.
몇 년 잘 커야 할텐데....







비워서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욕심이고
차야만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물있는 곳에 붕어와
이 가을의 영혼입니다.

출조일시-2009.8.21~23

출조지:충주권 소류지

미끼: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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