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보름이 지난 나만의 얘기가 되어 버렸다.

게으름을 핑계 삼아 오늘 내일 하고 미루던 조행기(?)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망태의 낚시휴가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한다.

휴가 기간에 들어 있는 아내의 생일 행사(?)를 이틀 앞 당겨 강행(?)하고,

구라청의 곳에 따라 200~300m 의 폭우 얘기를 한쪽 귀로 흘리며

8월 11일 05 : 30 분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서 이고지고 피난민(?) 같은 모습으로

낚시휴가를 출발 한다.

원래의 계획은 경북 또는 충북의 저수지나 노지를 계획하였으나 일행 중 한사람의

갑작스런 휴가 취소로 후배(이하 용조사로 칭함)와 둘이 강행하기로 한 곳은

낚시인이라면 다들 손맛은 포기하고 경치만 구경하는 진정한 휴식의 휴가를

생각한다면 가족과 함께(?) 가보라는 곳,

춘천댐의 오월좌대.

이곳에서 2박 3일의 낚시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지난 오월 연휴에 신포좌대에서 붕어와의 일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고 귀경길에

잠깐 들려본 오월좌대, 경치 하나는 정말 끝내 주는 곳,

망태 언제인가는 저기에서 낚시 대를 던져 보리라 생각했던 곳.

9시 정도에 도착한 오월좌대 역시 명경지수였다.

초록의 물색에 떠있는 좌대, 빙 둘러 쳐진 산자락,

그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물안개,

서울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공기.......

이곳이 바로 신선들의 놀이터 선유도가 아닌가 싶다.

꼬리를 살살 저어며 다가오는 까만 강아지 이름이 “오월이”란다.

충청도 형님 같은 인상의 사장님과 인사를 나눈 후 용조사와 나는 오월좌대의

마스코트 빨간 파라솔이 멋진 빨간 보트에 오른다.

우리가 2박을 할 좌대는 5번 좌대,

“가까운 좌대에서 합시다.” 라고 하는 용조사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하고,

“좌대는 관리실과 멀리 떨어진 조용한데가 좋은 겨~~”라고 속으로 말하며

주섬주섬 빨간 보트에 짐을 싣는다.

여기 저기 좌대에서 밤을 보낸 조사님들의 몰골(?)이 보이고,

다들 아시죠? 낚시 1박하면 모양새가 몰골로 보인다는 것^^*

언뜻 철수 준비를 하시는 조사님들의 표정에서 지난밤의 아쉬움을 읽으며,

“역시 오월은 만만하지 않나 보구나?”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대충 짐 정리를 하고 사장님이 일러 준 말 풀에 바짝 디리 밀어서

30, 32, 32 이렇게 대를 담 군다.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분위기는 만점인데...

오늘 밤부터 내일 그리고 모레까지 많은 비가 내린다는 구라청의 예보를 비꼬기나

한 듯 8월 한 여름 삼복중 따가운 햇살이 살을 파고들고,

어디서나 그렇듯이 아르바이트생이 점프를 하며,

“나 잡어 봐라”하고 약을 올린다.

망태는 조사님들을 살살 약 올리며 뛰는 물고기들을 아르바이트생이라 부른다.

저렇게 뛰는 넘은 절대 낚시 바늘을 안 문다고 생각하며, 아마 저 넘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점프하고 시간당 수입으로 떡밥을 지가사서 먹을 거라 생각한다.

정이 안가는 넘들...

친절하게도 일러 주신 사장님의 떡밥 비법과 간밤을 지새운 조사님의 떡밥 철학을

요리조리 뭉떵 거려서 제조한 망태의 정성스레 찰지고 맛있게 비벼준 떡밥을,

역시 오월의 붕애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일까?

“이것 참 나~~ 웬만하면 집어도 되었을 텐데...”

몇 번의 투척에도 찌는 미동도 없고, 오월좌대의 초록 물색만이 고요히 망태의

모습을 빨아 드린다.

“......”

“어라 젠장 이게 아닌가벼...?”

이쯤에서 지렁이 짝 밥 채비로 선수 교체,

“내 이곳에서 붕애 널 꼭 상면하고 말리라~”

지렁이를 물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찍 떠난다고 거른 아침을 컵라면으로

떼 울 요량으로 물을 끓이고 이것저것 준비를 한다.

물이 끓어오를 때 쯤...

“두~ 둥” 찌가 살짝 오른다.

“오호 요 넘들 이제 망태에게 인사를 하러 오나보다.” 다시 찌가

“두둥” 떠오르며 옆으로 살짝 끌려간다.

“이때다! 휙~~ 엥... 뭐지...?” 뭔가 날라서 망태의 얼굴 쪽으로,

이 머여 첫수가... 오월의 첫수가 쩝.......

“마자”라는 물고기.......

“에~고고 밥이나 묵고하자. 젠장.”

비(?)가 싫어라 하며 목 놓아 울부짖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의

한 방편으로 파라솔을 펴 본격적인 낚시에 돌입한다.

미끼를 양 바늘에 지렁이로 전격 트레이드하고, 빨간 찌 보기에 집중 또 집중

망태의 눈이 사파리가 되어 갈 무렵 30대의 찌가 살짝 옆으로 끌린다.

그리고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 망태의 찌.......

“으랏차차~~ 피이잉~~”

이어지는 챔 질 성공을 경축해주는 피아노 줄 소리.

그리고 살랑살랑 물살을 일으키며 살포시(?) 망태의 품에 안긴 첫 넘은

여덟 치의 토종붕어.

이어서 20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이어지는 찌 올림과 찌 끌림, 오후 1시가 될 무렵

벌써 붕애 6~7치급 서너 마리와 8치급 한수 등, 벌써 살림망이 이름값을 한다.

앞 좌대에 청소하러 온 사장님이 조과를 물어 본다.

“뭐 좀 잡았습니까?”

“서너 마리 올렸습니다.”라는 대답에

언제 와 계신 것인지 황새바위 홈 사장님을 태운 오월의 마스코트 빨간 보트가

우리 좌대를 향하고, 그렇게 안 올라온다는 오월에서 몇 시간 안에 올린 조과치고는

대단하다며 DSLR을 디리 댄다.^^*

요~요~ 사진 황새바위 홈에 12일 메인조과로 올라 있더군요.^^*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시간당 2~3마리의 조과를 올리며 낚시에 빠지는 동안

서서히 오월에 어둠이 내리고 시나브로 밤이 찾아온다.

모든 꾼들이 그러하듯이 어둠이 내리면 캐미를 꺽는 재미가 밤낚시의 묘미이고

찌 불이 서서히 하늘로 향할 때 꾼의 마음은 득도한 도인처럼 즐거운 것을.......

그러나 .......

망태 그러한 묘미를 멀리하고, 이스리로 득도를 하였으니.. 쩝.

“헤롱~헤롱~”

생각지 않은 조과와 오월의 분위기에 낮부터 홀짝 홀짝인 이스리가

망태의 캐미를 여러개로 분리 시키 삐리고, 젠장 어느개 어느개인지...

“에헤라 듸여~~”

찌 불이 꿈틀이는 것인지 망태가 꿈틀이는 것인지.......

“에고~ 에고~ ”

그렇게 망태의 1박은 다 닳아 히리끼리해진 캐미처럼 스믈 스믈 잠들어 갔다.

입질 한번 받고 한수 밖에 못 올린 우리 용조사.

자리가 맘에 드니 안드니, 중얼 중얼... 하드니 에휴~~

낚시를 하러 온 것인지 TV를 보러 온 것인지...

낚대 건져 둔 게 한 나절 지난 것 같고... ㅡ.ㅡ;;

에라 모르겠다. 맘 비운지 오래구나. 에 허~~~

느지막한 아침에 끼니를 때우고 보무도 당당하게(?) 2일째 낚시에 돌입하는 망태.

헌데 날씨가 영 희멀 그리한게 곧 뭔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

비가 오기 시작한다.

구라청의 예보가 이번에는 진정 구라이기를 손 모아 빌었는데, 지를허고 젠장,

이번 예보는 황소 뒷걸음치다 쥐 밟는 꼴로 맞나 보다.

아침부터 굵은 비가 내렸다 그쳤다 를 반복하고, 26대 까지 동원한 망태의

사랑스런 아가들은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꼿꼿이(?) 찌를 세워두고 있다.

선배 조사님들의 말처럼 요런 때 4짜가 입질을 할런지도 모르는 일.......

허나 그런 일은 결단코 절대 일어나지 않았고 7치 급의 붕애만 한 시간에 한말

정도로 입질을 하여 심심한 살림망을 채워 준다.

오후가 되면서 비는 우박처럼 퍼 붓고, 오월의 초록 물색은 점점 황토색으로

변하여 상류에 위치한 우리의 좌대를 휘몰아치며 중류로 하류로 흘러간다.

“참 운도 지질이두 없지... 날을 잡아도 꼭 이럴 때 휴가를....젠장...”

좌대 주위를 빙빙 떠다니는 부유물들이 찌를 감고 강강수월래 한다.

옆 용조사는 담배만 뻐꿈이고, 잠깐 그친 비에 오월산자락은 물안개로

목도리를 하고,

떠내려 오는 고목의 뿌리들이 꼴까닥 꼴까닥 인사를 하며 바삐 황톳물을 마시고,

그 모습을 보는 망태 한숨만 쉬고,

된장~헐 태풍 모라꼿.......

포기한 용조사의 낚대...

간간히 비가 그친 사이 용조사가 낚대를 들고 망태 옆자리로 바짝 붙고...^^*

망태 그래도 부지런하게 지렁이선수를 교체하며 폭우와 맞장(?)을 뜬다.

6치급의 붕애는 챔질과 동시에 날개를 단 듯 날아서 살림망으로 골인하고..^^*

성질 급한 넘은 지렁이선수 끼워 던지자 말자 찌를 끌고도 간다.^^*

망태 30대의 찌가 오름과 동시에 옆32대의 찌가 오른다.

재빨리 30대를 치며 옆 용조사에게 외친다.

“용조사 망태 32대 쳐~!!” 헛 딴 짓을 하던 용조사 망태의 외침에 놀라며

젠장 미동도 없던 그 옆 32대를 힘차게 들어 올린다.

“아니 그 넘 말구 옆 32대를 치란 말이야~!!”

그제서야 낚대를 들어 올린 용조사 고맙게도 그때까지 붕애는 바늘을 물고

있었다.^^*

“에휴~~ ”하고 한 숨을 쉬며 헛 챔 질한 낚시 대를 휘감아 엉망이 된 목줄,

원줄을 풀고 지렁이 선수를 끼운다.

한 20수를 넘긴 수치부터 망태 셈을 잊어 버렸다.

부유물과 함께 둥둥 떠내려 온 수박만한 호박 한 덩이를 좌대에 올려놓은 망태.

저녁 겸 안주, 돼지두루치기로 배를 채운다.

굵어지는 빗줄기... 젠장 오늘 밤 낚시는 포기해야 하나...쩝

하긴 오늘은 망태가 좋아라하는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있는 날,

축구나 볼까? 이 동국선수 잘 하겠지 뭐...

....... ....... .......

순간 찌가 움직인다.

아양 떠는 새색시 한복 옷고름의 떨림처럼 살짝 찌가 움직인다.

“꿈틀...”

언제 그랬느냐 처럼 한번 움직인 찌가 조용하다.

첫 날 밤 호롱불 아래 새색시의 옷고름을 매만지던 새신랑의 설렘으로 뚫어지게

찌를 바라다보지만, 찌는 미동도 없고.......

“뭐지...? 잘 못 봤나...?”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찌가 오른다.

“숙~~ 수욱~~~”

“피이잉~”

“아~!!” 이렇게 총각은 어른이 되고 처녀는 여인이 되는가 보다.^^*

“또야~!” 용조사의 부러움 반 한탄(?) 반 같은 소리와 함께

망태 두 팔을 하늘 높이 올린다.

“에헤라 디여~~ 자진방아를 돌려라~~ 후여~~^^*”

이늠 찌끔 힘 써더만 망태의 품에 안깁니다. 그려~~ ㅎㅎㅎ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0cm 월입니다.^^*

망태 드뎌 오월에서 월 얼굴을 본다.

이 쯤 되니 망태 폭우고, 축구고 나발(?)이고 낚시에 몰입,

월 나온 곳에 월 나온다고 차츰 커가는 씨알 이거 언제 이런 기회가 오나........

집중 집중 집중 집중...

........ ....... .......

6~7치 급의 붕애와 낙숫물 아니 폭포처럼 퍼 붓는 비속에서 한 마리의 올빼미처럼

동그랗게 두 눈을 부릅뜨고 망태 욕심을 부려 보건만.......

더 이상 말 풀 자리에서는 부유물로 찌를 세울 수조차 없고.......

축구도 끝나고.......

이 밤이 가면 낚시휴가는 끝인데....... ㅡ.ㅡ;;

계속되는 폭우 속에서도 망태 욕심에 부유물이 덜한 자리로 낚대를 옮겨 본다.

“오잉~” 지렁이를 끼워 수심체크 삼아 던진 찌가 움직인다.

“이건 또 뭐야?” 힘차게 챔질...

“엇 쭈구리~~~”

“헛~” 이 넘 힘 좀 쓴다.

그러나 곧 풀이 죽고 끌려 나온 넘은 40cm 급의 누치...ㅠㅠ;;

“에잇~ 고만하고 잠이나 자자 젠장.......”

방안의 용조사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자세로 코를 곯고, TV는 혼자서

동아 방송의 란제리 방송으로 한창 섹시함을 뽐내고 있다.

“엇~따 그 아가씨들 잘 빠졌네... 쩝...^^*”

좌대 지붕이 뚫어져라 쏟아지는 빗줄기는 밤새 망태의 잠을 뒤척이게 하고,

이렇게 2박의 낚시휴가는 빗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침 6시.......

날이 밝아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는 오월을 온통 흙탕물로 만들고도,

그칠 줄을 모른다.

떠내려 오는 나무뿌리, 생활쓰레기, 스치로폼, 등등.

하류는 작은 부유물 쓰레기로 섬이 되어 있었고, 비가 걱정되는 타 좌대의 꾼들이

속속 철수를 서두르고.......

간간히 하늘을 드러내는 오월 이제야 서서히 비가 그쳐간다.

끝없는 욕심의 망태.

언제 또 오월 올 것이여?

온 김에 원 없이 낚시 하자라는 신념(?)으로 부유물이 떠내려간 말 풀의 자리에

다시 낚시 대를 드리워 본다.

허~ 거참 신기하게도 지렁이 선수만 들어가면 찌가 움직이며 올라온다.

하긴 선배꾼들의 야그인 즉슨

“비온 뒤 또는 흙탕물에는 지렁이선수가 질이여~” 요고 빈말이 아님을 망태

깨달았다.

이렇게 아침나절에 오수 정도를 더하고 나니 저 멀리 오월의 마스코트 빨간 보트가

우리 좌대를 향해 미소를 띠며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어라 황새바위 홈 사장님 또 오시네.......^^*

“많이 잡으셨습니까?”

“예 뭐 한 27수정도 했습니다.”

“워 마릿수 조과는 춘천댐 의암댐에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씨알은 요?”

“딱 월 한수 하고, 여덟 치 한수 그리고 6~7치입니다.”

“축하 합니다. 손맛 충분히 보셨네요.”

DSLR로 살림망을 훔친 빨간 보트는 좌대에서 멀어져 간다.

이 사진 황새바위 홈 13일 조과로 메인에 있더군요.

입큰 붕어에도 살짝 올라 있고요.^^*

비맛(?) 손맛 원 없이 본 망태의 2박 3일 낚시휴가.

이제는 이렇게 기억이라는 곳에 메모리 해두고, 삶을 위해 다시 정진하여 봅니다.

지루한 망태의 주저리 주접 끝까지 읽어 주신 모이피싱 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낚시 대: 26, 30, 32, 32.

미 끼 : 주전 지렁이 후보 건탄, 신장, 에코.

수 심 : 1.8 ~ 2m 전 후 말 풀 공략.

조 과 : 붕어 24수 ,누치 1수 마자, 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