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해는 물 속에서 희기만 한데 아무리 던져도 낚이지 않네 천년 바위 아래엔 무엇이 살까 하늘 높이 낚고 또 낚는 빈 바늘 주인은 어디가고 강물만 흐르네.--------------------------------------------------------------------------
그대는 물 속에서 무엇을 찾으십니까? 남한강 어디메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고즈넉한 둠벙이 있습니다. 많은 조사님들이 오셨네요. 이쪽에도 저쪽에도 때꺼리를 준비하러 나오신 백의조사님도~ 한 포인트 잡아 자리하시고 우리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 있어야 할 공간 같은 곳에 엉덩이를 비벼 자리 하나를 만듭니다. 배대미 선수는 버드나무 아래에 아방궁을 짓고 짱구선수도 그 옆 가을을 앞 서 온, 약간 수줍은 가을빛을 서둘러 머금은 나무 밑에 자연의 일부가 되어 조용히 앉았습니다. 갑자기 짱구선수 손이 하늘로~ 그 옆 바위 틈에는 모진 생명을 이어가는 풀 한 포기 역시 있어서 더 아름답습니다. 자연엔 있어야 할 곳엔 무언가가 꼭 있고 그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그 자리의 생명에 경외심을 갖게 됩니다. 저 풀 한포기도 씨앗을 맺어 그의 생명을 또다시 전파할 때까지 아름답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 바위 뒤에 파라솔을 꽂을 곳이 없어 내내 붙잡고 낚시를 해야 하는 쩜박이선수가 수채화처럼 자리를 잡았습니다. 만지면 물이 되고 앉으면 돌이되는 비좁은 자리나마 행복하게 대를 꽂으면 금방이라도 올려줄 것같은 황금붕어의 파닥거림을 꿈꾸며..... 비좁은 돌틈의 미르한 선수. 천년바위처럼 듬직한 찡아선수는 혹시라도 저 절벽이 무너지면 다시 받아 그 자리에 세우려고 역시 오늘도 직벽 바위 아래에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이 나무는 몇 살이나 되었을까요? 저 힘겨운 돌틈에서 얼마큼 고난의 삶을 살았을까요? 그저 존경스러울 뿐.... 자리가 마땅치 않아 대충 강바위 옆에 쪼그리고 자리한 쌀돌이 그러나 이 뻣뻣한 자리에서 쌀돌이는 상한가를 쳤습니다. 가장 붕어 조과가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이 선수는 누구일까요? 오랫만에 동출에 나선 시고르선수. 암만 봐도 자리가... 청산리~~~~~~~~~~벽계수~~~~~~~~~~입니다. 외대신공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저의 대편성기법 총알까정 확실하게 걸었습니다. 이 밋밋하던 바위도 이렇게 외대 하나 걸어놓으니 그제서야 자리가 꽉 찬 느낌이 듭니다. 그렇듯,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제 자리가 있고 어떤 것은 비워서 아름답고 어떤 것들은 차서 아름답습니다만, 있어야 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 법이지요. 아래 선수덜이 바로 그런 경우겠네요. 그물질을 하고 계십니다. 밤에 다른 조사님이 그물치는 걸 보고 한 소리 하시자 뱃놀이 나왔습니다...라고 하더니 아침에 나와 그물을 걷습니다. 예상 외로 조과는 양호했습니다. 강붕어다운 힘과 체고 월척급은 보이지 않았지만 대부분 8치~9치급이었습니다. 어떤 세월앞에서도 두려움없이 당당하고 고지식할 것만같은 바위도 가끔은 장난을 하나 봅니다. 먼 곳에서 문득 보고 길이 없다고 쉽게 판단하고 포기하지 마세요. 우리 인생길도 이렇게 딱딱한 바위로 막힌 것 같아도 그 옆에는 아슬아슬 하지만 돌아나가는 길이 있고 위험한 시간의 비탈길을 넘기면 거기 해뜨는 강이 있고 시원한 들판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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