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섬으로 간다.

송공리 선착장이 이젠 낯설지 않다.
우리를 태운 배는 항구에서 멀어져간다.

근심 걱정을 저 육지에 두고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이 혹시 이렇지는 않을까(생각만).
 

나름 올해 첫 대물낚시를 시작하신 인자무적님께
월척의 기쁨을 안겨 주겠다는 부수적 목적도 있었다.

황금지, 치동 저수지도 찍어 보겠다는 당초에 계획은 유야무야 되고
지난주에 앉았던 그 둠벙에 전을 펴고

인자무적님은 꺾어져 얼마 떨어진 조용한곳에 자리 했습니다.

함께 하신 거시기님께서는 건너편에 전을 펴고 주무십니다.
전날 부식장만 하랴 또 뱃시간 대기위해 새벽에 출발한 피곤이 몰려오나 봅니다.

알고지내는 다른 팀이 자리한 다른 둠벙으로 가봅니다.
이곳에는 연안에 부들이 많아 작업이 필요하고
이곳 동료들도  3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는 월척은 없지만 토실토실한 붕어들이 올라 왔다는 게
토요일 멋진 입질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에게 위안이 되는 말 입니다.
 

벌써 들녘은 황금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여름날의 슬픔을 이기고 이제는 거두어들일 때 입니다.
혹자는 가을을 수확의 계절이라지만
저는 성숙의 계절이라 생각 합니다.
잘 성숙된 것만이 수확의 기쁨으로 이어지니 말입니다.
 

할일 없는 바닷가 둠벙에서의 낮 시간
이슬이 한두 잔의 힘을 빌려 낮잠을 잡니다.

섬낚시도 그렇지만 대물꾼은 저녁을 위해 잠을 잡니다.
출발 전에는 뽕대라도 하나 들고
이곳저곳 탐사하고 낚시 타임이 되었을 때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현실에 직면하면 게을러지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른 식사 초췌해진 얼굴들
무엇이 우리를 물가로 불러냈을까요?

농부가 콩을 심듯 한 구멍에 하나씩 찌를  심고
지난주에 맛보았던 그 희열을 갈망하며
케미불을 밝혀 봅니다.

작은 둠벙에 수많은 반딧불이가 내려 앉은듯합니다.

이번 섬 원정에서 장원은 인자무적님 이십니다.
간밤에 31.3cm의 월척을 잡아 무월 조사를 면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붕어의 씨알도 마릿수도 부족 합니다.

뱃시간이 급하여 월척 단독 샷을 못찍고
한꺼번에 찍어 봅니다.
인자무적님 월척 축하드립니다.

이번 원정에 얼굴 보여준 붕어들 입니다.

다른 둠벙에 있던 조사님들도 토요일 밤은 이상 하리만큼
입질이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바다낚시를 떠나신 분들까지 조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아
월요일 비를 몰고 올 저기압 기단이 심술을 부린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이 섬을 방문 하게 된다면
다른 팀이 작업 해두고 간 저 자리에 앉아
다시 한 번 큰 붕어를 노려보고 싶습니다.

배를 타고 출발 할 때 거시기님께서
인자무적님을 가리키던 그 손짓이
이번 원정에 장원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손짓 이었는지 몰랐네요.

조행기를 쓰는 오늘 비도 많이 내리고
바람도 심합니다.
간절기에 감기들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