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주말 비오는 게 되풀이 되는지
일요일 새벽 비소식이 있다 보니
섣불리 따라 나서는 낚시 친구가 없다.

서산 25시에서 소개 받은 황락지에 가보았지만
넓고 깊음 직한 계곡지가 내 취향이 아닌지라
이곳저곳 들러 안면도 진산지에 발길을 멈춘다.

봄에 찾아온 후 오랜만에 들러 보는데
약간 흙탕물이 가라 앉지 않은 그런 환경이다.
이럴 때는 지렁이미끼가 특효인데
새우낚시가 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저수지 탐색하다간
자리도 못 잡고 저녁을 맞이할까봐
진산지 한편에 VIP대물좌대를 폈습니다.

아스카님 안동 고향에 가셨고
다른 분들은 다른 이유로 낚시 못 하신다 하고
오직 낚시만이 유일한 낙(樂)이라 여기시는
고우영님께서 혼자 심심할까봐 달려와 주셨습니다.

자리 편후 산책을 해봅니다.
어쩌면 이 포인트가 더 좋아 보이고
또 다른 포인트도 좋아 보이고

시험문제 풀 때 처음 찍은 게 정답이라는 통설처럼
처음 잡은 자리를 고수 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이 넓은 저수지를 고우영님과 저 둘이서
전세 낸 듯 합니다.

연안으로는 작은 어리연 들이 솟아있고
조금 안쪽으로는 갈대가 분포해 그림만으로는 100점

또 하나는 지난 5월 새우 달아
대낮에 월척을 했다는 것
그 보다 더 확실한 신앙이 어디 있겠는가?

불길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
이것을 머피의 저주.....,

케미불은 반딧불이 마냥 깜박거리지만
위로 솟지는 않는다.
그런데 낚싯대를 거두어 확인해보면 새우가 손상 되어 있다
생명체는 있는데 식용이 없는 것일까?

하늘이 높다고 위로만 뻗지도 않고 땅이 넓다고 옆으로만 가지를 내지도 않는다.

그저 적당한 키와 품을 안으로 갈무리한다.

그래서 몇 해 전과도 별반 다름이 없지만,

유심히 보고 있으면

수령을 늘려가며 잔가지를 스스로 털어내 단순해짐을 볼 수 있다.

봄을 맞이하는 소나무의 느긋함  숲속의 단상  중에서

원문:http://choisy1227.blog.me/90140627255

별별 생각하다 문득 졸았던 것 같은데 아침이 온다.
등에 톱날 가시를 달고 수염 단 녀석만 체포했는데
벌써 아침이라니

고우영님의 멋진 챔질 순간을 찍었다
낚싯대의 휨새는 월척인데
저수지를 낚았다.

요즘 뜨거워진 후로
붕어 만나기가 만만치 않다.

대물낚시 하시는 분들 대부분 꽝 일때 교과서처럼 하는 말이 있다
"야 ! 우리가 붕어만 잡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잖아"
고개를 끄덕이지만
붕어가 없으면 왜인지 모를 외로움이 밀려온다.
붕어가 그리운가?

VIP대물 좌대를 접고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