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풀리기를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좀처럼 겨울날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해는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서산으로 기울지만
오늘 하루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해
고심 아닌 고심을 해야 할 때다.

하지만 낚시꾼의 금요일 명상이라서 그런지 짧기만 하다.
내일은 어디로 나서야 할지가 더 관건이기 때문이다. 
 

서산 25시에 들러 붉은 지렁이와 몇 가지 물품을 구한뒤
서둘러 해장국집으로 향한다.
빨리 간다고 해서 잡혀줄 고기도 없는데
왜 그렇게 서두르는 것인지

물낚시때 큰 붕어 있다던 반계지에 터를 잡았다.
축복 같은 눈이 내리기 시작 한다.
남들 다가지고 다니는 넉가래 하나 없이 겨우 구멍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 와중에도 아스카님께서는 우산 속에 숨어 내리는 눈을 만끽 하고 있습니다.
걷는 발자국이 남는 눈내리는날의 저수지 풍경은
참 평화롭습니다.

설령 당신이 누구인줄 몰라도 만나면 반갑게 손 흔들어 줄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날이 눈 내리는 날 입니다.
추하고 더러운 모든 것을 무조건 덮어 버리는 용서
그것이 눈의 속성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겨울 들어 주말마다 얼음판위로 나서는 두꺼비님
제법 대를 펴놓은 자세가 나오기 시작 합니다
이제는 붕어만 잡으면 될 것 같은데
아직은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나 봅니다.

늘 부지런하시고 낚시라면 잠을 안 자고서라도 아무렇지 않은
같이 다녀 본 결과 어복 또한 좋은 고우영님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닉네임 지위가 상당히 높으신 동대표 회장님께서도 함께 하셨습니다.
틈나실때 꼭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중왕리 수로로 갈까 했는데
어차피 붕어 먹자고 잡지도 않는 것 기왕 잡을바엔 월척을 잡자고 꼬드겨
반계지에 대를 폈건만 때 아닌 눈만 내리고 있습니다.
아스카님 죄송해요
다음번에는 조금 더 확률이 높은 데로 가 보자구요

물낚시때는 수초를 넘겨대를 펴지만
얼음낚시 때는 수초를 바라보고 내가 공격하고 싶은 각도를 정해
무차별 공격을 할 수 있는것이 얼음낚시의 매력이지만
오늘처럼 기압골 때문에 눈이 내린다면
붕어는 눈 이불 덮고 눈 속에서 잠잔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들 입장에서야 눈 때문에 눈이 부시지만
물속에서는 눈이 얼음판을 덮어 어두워 지니 밤인줄 알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씀인데
정말 눈이 많이온탓일까
아니면 다른 해에 비해 낮은 수온 탓일까
참 붕어얼굴 보기 힘든 얼음낚시 입니다

붕어야 지렁이를 외면하든 말든
얼음구멍 만드느라 흘린 땀이 얼마인데
뜨거운 라면 국물에 이슬이라도 한잔 넘겨야 추운 줄 모르고 낚시하죠
하긴 모처럼 포근해진 것도 같은데
며칠만 이런 온도 유지 해주면 고기 좀 나올 텐데
다시 주초부터 한파라니
오늘은 조금 늦게 까지 버텨볼 심산 입니다

점심때에 이르자 내리던 눈도 그치고
하얀 눈 천지 속에 다시 구멍을 만들고 자리를 옮겨 봅니다.

최소한 얼음구멍 15개는 뚫어야 하루가 가지 않겠어요?

참 있고 있었네요!
착한엉아님께서도 아침부터 고군분투 했지만
아직까지는 꽝 입니다. 먼 곳까지 오셨는데 한수 해야죠.

세월을 거슬러 갈수도 없지만
미래를 당겨 볼 수도 없다
그래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허공에 푸른빛 감도는 연기를 뿌리고
내 상심과 연민 그 연기 따라 허공에 흩어지니

오늘 이 작은 저수지에서 수 없는 구멍을 만들고
자리를 동쪽으로 서쪽으로 옮겨보아도
오늘도 찌는 올라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왜 산을 오르는지?
왜 잡지도 못하는 붕어를 잡으러 얼음 밭을 헤메이는지?
궁금해 합니다,

산은 몰라도
왜 얼음 밭을 헤매는지는 대답할 수 있습니다.
찌올림을 붕어를 좋아하는 낚시꾼이기에 헤매고 다닙니다

6명의 낚시꾼이 낚아 올린 붕어는
아주 조그만하고 예쁜 붕어 2마리 뿐이었습니다.
오늘도 붕어를 직접 낚아 올리지는 못했네요.

회원님들 감기 조심 하시고 안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