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비가 오면 집안 식구들이 염려할것을 생각하여
출조를  삼가해야  한다는게  평소에  신조이다,

하지만 출발하는 시점에 쏟아지는 빗줄기는 심상치가 않다
어제밤에는 천둥 번개에 폭우로 쏟아졌는데
3주정도 물고기를  못 만나서 감정이 이성을 누르게 되었나 보다

군산,보령,전주 어디로 가야 할지를 마땅히 정하지 못하다가
남부 지방엔 토요일 오후에 갠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해안가 보다는 내륙으로 간다.

당진 ↔대전간 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로 나가
예산 대물낚시에서 새우를 구입하고 인사를 나눈다

예산 대물낚시점옆 사과 나무에는 비에 맞은 사과가 자라고 있습니다.
모진 땡볕과 세차게 내리는 비속에서
묵묵히 단맛을 만들어 내나 봅니다.

남쪽으로 내려오자 거짓말 처럼 빗줄기가 줄어 듭니다.

소류지 인지라 물이 불어나도 뭐 큰 표시도 나지 않습니다.
소류지는 물이 불어도 그만큼 빨리 빠져 나가고
늘 안정적인 수위를 유지 하는 능력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전쟁통에서도 먹어야 하지만
빗속에서도 먹어야 힘을 쓰지요
"우영"님 께서 빗속에서 라면을 끓이고 계십니다.

가림막과 받침대로 천막을 만들었는데
비를 막는게 아니라 빗물을 받고 있는듯한 풍경 입니다.

빗물이 라면속으로 들어가면 안되니
천막을 손보고 라면을 먹습니다,

"우영"님은 걸어 들어 가기도 힘든  눈뚝길을 걸어가
조용한 곳에 자리를 펴셨네요

3주전 35급  나왔던 명당 자리에 전을 펴신 아스카님 자리를 비우셨네요!
무슨일이 있었는지
나무를 베어내고 풀을 깍아 앙상한 살이 드러났습니다.
잘려나간 풀과 나무들이 말라 왜인지 포인트가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

"아스카"님 께서 제자리에 앉아서 포인트를 구경 하고 계시네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게 사실인 모양 입니다

제포인트요

물이 흘러드는 새물 유입구를 살짝 비껴 앉았는데
물 유입량이 상당 하여 자칫 하면
오늘 수중전을 치루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후 3시가 넘어가니 비가 거짓말처럼 멈추었습니다.

하늘도 파랗게 보이는 맑은 날씨가 오늘밤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소류지에서의 행복한 밤을 기원해주는듯 합니다.

굵고 더딘 찌오름 보시려고
아스카님 새우 채집 해 논뚝길로 오시는 모습에는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있습니다.

쏟아지는 장대 빗속에서의 밤이 아니라
이름모를 풀벌레가 멀게 또는 가까이서 들리는 소류지의 밤이 될것 입니다

어둠은 위대 합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어둠은 악(惡)의 표상이 아니라

밤이되어 보이지 않게하는 현상의 어둠 입니다,

추했던것 보지 않아도 되는 모든 것 들을 감추고

오직 내게 필요 한 것 만을 보여 주기 때문 입니다.


내게 필요 한것은 당연히

초록색 찌불의 부드럽고 묵직한 올림 입니다.

살림망에 붕어 한마리 넣고

소쩍새 울음소리 멀어질때 또 찌불이 솟고

물의 텀벙거리는 소리 한번에 붕어가 또한마리 늘어나고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키는 찌의 딸막거림과

챔질 후에 길게 내뿜는  담배연기 속에

또 다른 성취감과 알수없는 우쭐함에 목은 자꾸 뻣뻣해지고.....,

어젯밤 측정했을때는 31cm가 약간 넘는듯 하더니

에고고 많이 줄었네 공식기록 30.6Cm로 등록 됩니다.

여름의 꽃 나무 백일홍이 피어나는 작은 소류지에서 보낸 일상이었습니다

새벽에 9치 한수 하신 우영님 밤새 안녕 하십니까!

입질 한번 못 받았다면서 혹시 이곳은 붕어  있나 탐색중이신 아스카님

밤사이 근간에 보기 드믈게 4마리씩이나 잡아낸 새물 유입구의 내자리

멀리 완주 출정에 31급 한마리 포함 총 5마리의 조과에 승복 합니다

어제밤  비록 옷은 축축하고 우산 속으로 들어온 모기와 동거 하기에는
조금 뭐 했지만 이 붕어들 덕분에 행복 했습니다

오늘 소류지라는 살림망에 물고기 풀어놓는 일에는 "무적"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인간의 편안함을 위해 나뭇가지 몇개 잘랐을 뿐인데
명당 포인트로 지칭 하던 자리에는 붕어가 다가 오지 않았습니다.

회원 여러분
작다고 생각 되는 자연훼손
사소하게 생각 하는 쓰레기버리기는 정말 자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지루한 조행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