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내가 언제 낚시가고 안 갔더라! 라며
너스레를 떨어보지만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낚시를 못간 것은 한주뿐인데
새삼스럽게…….,

중부 지방에 물 폭탄이라도 터뜨린 것 인지
며칠 동안을 쉬지 않고 비가 내립니다.

토요일 모임장소인 광천으로 떠날 때도
어김없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 졌습니다,
그래도 떠나는 기분에 들떠 있기도 하고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오늘 허리급 붕어를 만날수도 있으며
오늘 떠나지 않으면 또 언제 가게 될지도 모른다며
모든 것 팽개치고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이번에는 계측자 위에 붕어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내 심장은 맥박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추석이 10여일내로 다가 왔습니다.
감나무에선 감이  익어가고 은행나무에 은행이 매달리고
대추나무에서도 대추가 익어갑니다.
나뭇가지에 찢어지게 매달린 대추
추석 때면  두드려 따서 동네 사람들과 나눠먹곤 합니다.
올해도 닥지닥지 달라붙어 한창 발그레 익어갑니다.
대추 볼 따귀의 살이 통통 오르고 불거지면
모락모락 연기 피는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기분 좋은 상상을 몇 개 하고나니
모임장소인 광천대물낚시에 도착 합니다

먼저 도착하여 정모를 준비중인
충남 보령시 주포면 연지리 소재  연정동제로 향 합니다.
역시 신은 관대 합니다,
모처럼 낚시 나왔다고 비가 그쳤습니다.

대물낚시라면 눈에 불을 켜고 사는
정열적인 친구들이라
이 빗속에서 모임을 강행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는 순번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
자신의 장비를 펴면됩니다.

아직은 덜 삭은 마름을 조금 밀어내고
마름의 가장 자리에 찌를 세웁니다.

긴대를 펼 여력은 없고
연안 뗏장과 마름사이에 대를 펴고 하룻밤 보내려 합니다.

쉬는 듯 하면 쏟아지는 빗속에서
늘 그렇듯 푸념을 나열해 봅니다.
고기도 안 무는데 이런날은 집에서 통닭에 소주 한잔 하고 말 것을
바지도 축축 하고 좁다고 조금 움직거리면 비 맞고
그렇다고 빗방울 사이에 선 케미불빛은
자신이 등대인줄 안고 움직이지도 않으니 . . . . .

물 폭탄을 터뜨리듯 쏟아지던 비도 잠시 그친 아침
누가 밤새 일냈나! 돌아다녀 보지만
고기 잡았다 자랑하는 친구 하나 없습니다.

일은 딴 데서 낸 것 같습니다.
시끌벅적하고 말소리가 많은 걸로 봐서

아하! 머슴아들끼리 뽀뽀를 시키고 있네요.
방전되어 점프선 대고 차 살려내느라 시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밤에 내린 비가 문제였을까요
어복이 없는 자들이 몽땅 몰려와 대를 펴고 대들어
용왕님께서 노했을까요?

어젯밤 던져둔 그대로 꼼짝 안한 찌들을
야속하다 생각 하며 철수를 시작 합니다.

다음 주는 추석 앞이라 어찌될지 모르고
추석연휴라고 섣불리 떠날 수도 없으니

보령 연정동제에 붕어에 대한 그리움만 쌓아둔체
발자국만을 남기고 옵니다,
언젠가 만날 수 있는 붕어를 기다리며!
회원님들은 든실한 허리급 붕어 만나시기를 기원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