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겨울이 깜짝 놀랠정도다.
계속 높아지리라 생각했던 하늘은 서서히 지면에 가깝게 내려온다.
가을의 정점을 지났나 보다.


어느 낯선곳으로 떠난 비행기가 남기고 간 자취를 바라보며
차를 계속 남쪽으로 몰아간다.

광천대물야인에 들러 새우를 구입하고 그다지 멀지 않은 곳
설령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을 곳으로 추천 받아간다.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두려움보다는 기회일수도 있다.

저수지 인접한 논들의 벼 베기를 하는 콤바인이 사라지면
입질폭도 클 것이고 농부님네 눈치 안보고 낚시 할 수 있다.
전화가 한통 걸려 온다
"우영"님이다.
다짜고짜 벼 베기 끝났느냐고 묻는다.
지금 하고 있는데 아마 오늘 중에 끝날 것 같다고 했다.

도로에서도 정도껏 거리를 두고
건너편 제방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짧은대 위주로 편성 했다.
2박을 예정 했기에 추위와 체력안배도 염려해야 했기에
뗏장을 바로 넘겨 통통한 가을 새우를
붕어 밥상으로 차려 놓았다.

단단히 벼르고 찾아온 곳이건만
아무도 없으니 혹시 내가 잘못 찾아 온 건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도 없다.

전화 받은지 두어 시간 "우영"님께서 짐을 내던지고
아는 체한다.
벼 베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혼자서 낚시 떠났냐며
나무라는 어투다.

내 자리로 부터 30~40m쯤 떨어진 상류 쪽에

"우영"님이 자리를 펴신다.
서로에게 방해 되지 않으려는 배려 차원에서
거리를 둔 것인데 이 배려가 화근이 되었다

첫날의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초저녁 입질타임에 두 사람이 오더니
나와 우영님 사이에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자리를 편다.

아뿔사 !
황금시간을 보내고 나니 찌는 미동도 없는데
중간에 낀 불청객들의 찌는 쭉쭉 잘도 올라간다.

밤을 하얗게 새웠어도 입질이 없다.
야밤의 젊은이들 아침에 철수 하면서
한마디 던지고 간다.
"새우 쓰시죠! 우리는 어젯밤에 지렁이 썼어요"
월척하고 가세요,

한숨자고 일어나 두 번째 날의 낚시를 준비한다.
불행 중 다행 이었던 것은
날씨가 다시 포근 해졌다는 것
오늘 밤은 오겠지

새우가 몇 마리 남지 않았다.
옥수수를 함께 사용해야말 할 것 같다.
남들은 다용도 선반으로 쓴다는데
나의 경우는 그것을 재떨이로 사용한다.
땅에다 버리면 줍기도 힘드니까.

약간은 찬기를 머금은 가을바람이 상쾌하다
어제 못 잡으면 오늘 오리라 생각하고
기다리는 게 대물꾼의 심사

우영님은 자리를 한 번 더 옮겨야만 했다.
오늘밤에 또 사이에 들어와 훼방이라도 놓을 듯해서 말이다.
들어오기도 뭐한 거리인 대략 15~20m로 간격을 좁혀
자리를 잡았다

저수지 한복판에 앉아
4짜 한번 해볼까 하는 기대감으로 하루더 같은 자리를 고수해본다

우영님은 최상류와 나와의 중간지점 정도에서
그동안 기다렸던 벼벤후 특수를 기다릴 것 같다.

밤이 차아오고 상류 쪽이 소란스럽다.
늦게 도착한 세 명의 대물꾼들이 자리 잡으랴
집지으랴
참 ! 그렇다.
먼저 자리한 조사님들이 계시면
최대한 조용하게 자리를 마련하는 예절도 있어야겠다.

그래도 낮 기온이 오른 탓인지 8~9치급 붕어를
사이좋게 두수씩 총 네 수로 마무리 해야 했다

갑옷 이쁘고 늘씬한 아가씨 몸매를한 붕어다

최소한 저 빨간 금을 넘는 붕어를 욕심내어 갔으나
길이로는 부족하다

다만 한밤의 멋들어진 찌올림과
추위 속에서 긴장감을 주던 붕어 물 뒤척이는 소리에
감사해야만 했다.
주로 미끼를 새우와 옥수수를 번갈아 가며 사용했지만
아직은 이른 탓 인지 큰 붕어를 만날 수는 없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회원 여러분 기온차가 심하니
방한복 잘 준비해서 출조 하시길 ......

출조문의

광천대물야인

041-642-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