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니 어디론가 가야한다.
일주일을 버티는 데는 그 나름의 방법이 있다.

월, 화요일에는 낚시 다녀온 기운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수, 목요일에는 낚시 갈 것을 기대하며 일을하고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까지는
낚시 떠날 기쁨을 생각하며 일주일을 버텨냅니다.

일정에 차질이 생겨 출발 시간이 늦어져서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구제역 문제도 있어 강화 깊숙이 들어 갈수도 없어
찬우물 고개를 넘자마자 우측으로 제방이 보이는 저수지
"돌성제 or 삼성지"로 불리는 곳에
춘추님과 춘추님 카페회원이 함께 계신다기에
이번 출조는 "강화도 삼성지"로 가기로 합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 하여 밤 사진은 없습니다.
밤사이 산란하는 어종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물 뒤척이는 소리가 요란 했을 뿐 입질은 없었습니다.

혈구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소리가
간혹 거칠게 간혹 부드럽게 귓볼을 어루만질 뿐
찌불은 솟아오를 줄 모릅니다.

제방 우안으로 집한 채를 지나 수몰나무가 있는 곳에 바짝 붙여
대를 펴고 있었는데 벌써 아침이 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상류 쪽으로는 일 때문에 떠나지 못한
고우영님께서 새벽 어둠을 뚫고 달려와
대를 펴고 계십니다.

하얗고 푸른 조팝나무 꽃에서
라일락 향기가 느껴집니다.
계절이 더디 온다고 하여도 꽃은 피고
시절은 지나갑니다.

조금은 멀리 제방 좌안 무넘이쪽 상류
갈대밭 모래 언덕에 집을 짓고 하룻밤을 같이 보낸
이름 모를 조사님  꿋꿋하게 찌를 노려보고 계십니다.

입질은 없고 아침이 밝았으니 크지도
작지도 아니한 저수지를 돌아봅니다.

제방 높은 곳에 집을 지어두고 토끼 제집 드나들듯
분주히 움직이는 "깜상"님

고우영님은 새벽에 오신 탓인지
추위를 느끼신 건지
무릎 담요까지 두르고 찌를 노려보고 계시네요!

산책을 마쳤으니 다시 물속 버드나무 너머로
대를 넘겨 던져 봅니다,
어차피 입질은 없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쉽게 물러나고 싶지는 안잖아요.

춘추님은 대만 펴두고 어디로

날 새고 난 얼굴이라 출연하기도 싫고
얼굴 나오면 모델료 달라고 하네요.
그래서 새우 선별 작업하는 손만 출연 시켰습니다.
손도 모델료 달라고 하려나

무슨 일인지  "깜상"님 "춘추"님 그리고 깜상님 아들까지
제방에서 아래를 보고 무얼 하느라 시끌 시끌 합니다

아무래도 찌 놓는 포인트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조금 큰 소리로 나누는가 봅니다.
밤에도 소식 없었는데 아침에 갓낚시 스타일은?

써먹지도 못하고 채집 해둔 채집망을 들여다 봅니다
새우,참붕어,납자루,돌종개 많은 종류의 미끼가
이렇게 많이 대기하고 있는데
오늘 사용된 미끼래야
참붕어 3마리 새우 5마리 납자루 3마리 옥수수2알

제방꼭대기 작은 집안에서
책 읽기 하는 깜상님의 아들을 불러 봅니다 .

내가 잡지는 못했지만 철수 준비 중인 옆 조사님
붕어를 빌렸습니다.

점고 멋진 모델을 써서
삼성지 붕어 한번 회원님들께 보여 드리려구요
실력 탓인지 붕어 보다 아이 얼굴만 또렷하게 나왔습니다.
혹시 이 카메라도 얼굴 인식하는 카메라 인가!!

누군가는 떠나가고
누군가는 희망을 품고 저수지를 찾아옵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쌓여가는 쓰레기는 누구의 탓 입니까?
줍기 전에 버리지 않는 진정한 낚시인의 자세가 요구되는 때 입니다

토종붕어 떡붕어
토종 중 제일큰애는 턱걸이에 약간 미달

그래도 비린내 풍기를 붕어를 보는 기쁨이란
하 하 하!

춘추님 깜상님 고우영님 우리 언제 다시 한번 뭉쳐 봅시다.
덕분에 주말 물가에서 행복 했습니다,
그때는 조금 어두울 때 만나 이슬이도 한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