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수로 요즘 잘 나옵니다.”

글루텐과 꺼깽이에 입질 볼 수 있다는 강화 낚시 샵

사장님의 말씀을 철석 같이 믿고

인터넷으로 본 월척 조과의 검단수로와 선두포 수로를 뒤로 하고

강화 길상면 도로 위를 망태 달리고 있습니다.

아침 6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강화대교를 지나 들린

식당에는 벌써 이 봄의 손맛을 보려는 꾼들로 붐비고

우리도 선지 국으로 속을 든든히 채웁니다.

구리포 수로를 가기 전에 있는 오두리 수로...

수문 아래 포인트에 밤샘 낚시를 하신 여러 조사님들이 군데군데 포진하여 있고

수문 위 포인트에 밤사이 내린 하얀 서리를 온 몸으로 버틴 낚시 대 케이스 있고

그 위 서리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내림 낚시를 하시는 조사님의 살림망에는 4~5치 급의 토종 붕어들과 피라미 들이

오밀 조밀 이 봄날의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가실 때 방생하실 거지요?” 하고 마음속으로 물어 봅니다.

 (위 분은 내림 낚시의 그분이 아닙니다. 오해 없어시길...)

“그냥 여기서 할까요?”

오늘 나와 같이 낚시 수행(?)을 할 매제가 말을 던집니다.

“그래도 낚시점 주인이 알려준 수로가 안 나을까요?” 하는 망태의 말에

낚시 사부이자 매제인 그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불은면을 지나 길상면으로...

낯익은 농가의 굴뚝에 아침 연기가 피어오르고

살며시 내리치는 햇살에 밀려 밤사이 강화를 뒤 덮은 물안개가

서서히 하늘로 오르는 고즈넉한 우리네들의 시골 풍경 입니다.

이제 그 지루했던 봄 속의 겨울...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는데 아직 봄 같지 않는 봄”

주말이면 요상한 날씨에 몸을 움츠려야 했던 망태의 낚시...

유료 터는 새해 들어 몇 번 출 조를 하였지만...

오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0년의 첫 노지 출 조를 합니다.

오늘을 위해 겨우내 월척의 기대감으로 만든 월척 자...^^*

“어떻습니까?”

“쓸 만한가요?” 우리 조사님들...^^*

필히 오늘 이놈을 사용 할 수 있는 기회가 망태에게 주어지길 바래봅니다.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들어선 구리포 수로...

벌써 많은 조사님들이 진을 치고 계십니다.

참으로 부지런하시고 참으로 대단 하신 우리 조사님들 이십니다.

몇 몇 분들은 아침 선지 국 집에서 뵌 분들도 계시고...

월척 모자를 써신 분들도 계시고...

수로에 내린 아침 풍경에 망태 잠시 취해 봅니다.

몇 몇 분의 살림망도 보이고 물 색 또한 우리 사부가 즐겨 하시는

막걸리 색으로 탁해 보이고 어느 하나 빠짐이 없어 보입니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만 잠들어 준다면 이 보다 더한 풍경의 낚시터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위를 돌아 빠르게 자리를 하고 매제와 망태 기대감의 떨리는 손으로 낚시 대를

펼쳐 봅니다.

항상 이순간이 제일 짜릿합니다.

“이 맛에 낚시를 하는 게 아닐까요?”

오늘 망태의 포진은 생각 보다 구리포수로가 넓은 관계로 36, 32 이렇게 두 대를

물 인사 시켜 봅니다.

작년에 5번 대를 수리한 36대 오늘 수리한 값을 해야 하는데...

낚시 샵 사장님의 가르침대로 글루텐과 꺼깽이를 정성껏 바늘에 꿰어 기대감에 부푼

망태의 2010년 첫 노지 출 조의 첫 캐스팅을 하여 봅니다.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

“실바람도 불어 와~~ 부푸는~ 내 마음~~”

이런 노래를 마음속으로 불러 보며 바라 본 구리포 수로...

수로에 담긴 반영 풍경이 저 멀리에서 그림이 되고...

물위에 떠 있는 찌는 이제 붕어와 망태의 교신 역을 제대로 하여 주기만 하면 됩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가슴에 내리고 강화의 봄은 이제 망태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옵니다.

밤샘 낚시에서 한 마리의 붕어를 구경하였다는

옆 젊은 조사님이 주섬주섬 짐을 꾸리고...

이제 시간은 흘러 낚시 대 포진을 한지 2시간이 가까워지는데...

빨간 찌 보기를 살짝 물 밖으로 내 놓은 망태의 찌는

아니 구리포수로의 모든 찌들이

바다로 떠난 남편을 기다리는 돌하르방이 되었는지 전혀 미동을 하지 않고...

아 망태 오늘도 깜빡한 게 있었나 봅니다.

“인터넷과 낚시 샵 사장님 조과의 말은 참조만 하지 믿어서는 안 된다” 는 꾼들의 속설을...

“처남 다른 수로로 옮겨 볼까요?”

묵묵히 찌를 바라보던 사부가 한 마디 툭 던집니다.

“그럴까요. 손맛은 봐야 하니까...”

망태 말 보다 행동이 빠릅니다.

빛과 같은 속도로 포진 시킨 낚시 대를 접습니다.

뭐 하긴 딸랑 두 대 포진 시켰으니 빠를 수밖에...^^*

엥 근데...

이런 36대 초리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툭툭” 쳐 보지만 영...

조금 비틀어 넣으려 하는 순간

“툭~...” 하고 2번대가 부러집니다.@@@

수리하고 처음 펴 본 36대가 또 힘없이...

“허 허 거 참 나...”

이 36대는 망태와 인연이 아닌 가 봅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유료 터(8,000원)인 선두포수로는 제외 하고

초지 대교 쪽에 있는

작은 수로 진짜 말 그대로 수로인 초지 수로로 향합니다.

꾼들의 정보는 경이로울 정도로 대단 합니다.

뻥을 제대로만 해석 하면 모든 게 낚시의 가르침이 되기도 합니다.

해석의 문제가 항상 망태를 괴롭히지만...^^*

여기 저기 벌써 부지런한 한 두 분의 조사님들이 찌를 째려보고 계시는 초지수로...

논둑에 앉아 낚시를 해야 하므로 농민과 마찰이 없도록

우리 조사님들이 신경을 써서 조심하여야 합니다.

차를 몰고 진입하시면 턴 할 곳이 없어 후진으로 꼬불꼬불 농로 길을 위태롭게

벗어 나야합니다.

저기 한 곳에 낚시 대를 접는 조사님이 보여 그 쪽으로 가보는 사부와 망태...

“안녕하세요. 입질 좀 있습니까?” 사부가 조과 인사를 합니다.

“에~휴 전혀 입질이 없네요.” 아들과 함께 낚시를 온 덧 한 조사님...

답변과 함께 자리를 떠나시고...

물색도 좋고 수초 쪽으로 붙이면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림 같은

포인터인데 정말이지 붕어의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천지가 수로인데 다른 곳으로 갑시다.” 사부가 빠른 판단을 합니다.

“그럴까요? 근데 어디로 갈까요?” 망태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 못합니다.

벌써 시간은 흘러 정오를 향해 갑니다.

“처음에 들렀던 오두리 수로로 갈까요?”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려 내림 낚시로 붕어 얼굴을 본 꾼이 있는 오두리 수로로 향합니다.

그 꾼은 철수를 하였고

그 자리에는 작은 음료수 병이 있고

그 속에 담배꽁초가 가득 합니다.

그 밤사이 애타는

그 꾼의 속을 달래 주었던 담배를 사그리 불태우고

그 내림 꾼은

그를 버리고 자리를 떠났나 봅니다.

그것을 가지고 가서 주유소나 낚시 샵 쓰레기통에 버리면 큰 일 나나 봅니다.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지만...

사부와 망태 다시 포진을 합니다.

물속으로 깜박이다 서서히 하늘로 용솟음치는 찌를 상상하며...

그러나

강화의 수로는 그렇게 만만치가 않나 봅니다.

찌를 세워 둔지 몇 시간이 흘렀지만...

바람이 수로에 내려앉으며 봉돌이 차갑습니다.

하나 둘 꾼들이 봄바람에 시달린 낚시 대를 추서려 짐을 쌉니다.

창후리 수로에서 입질이 없어 오셨다는 옆 조사님 자리 핀지 30분 만에 철수 하시고...

하늘은 높고 구름 또한 그림을 그리며 비행하는 새들을 토닥여 주지만...

망태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붕어는 얼굴마저 보여주기 싫은 모양입니다.

어제 그제는 잘 나 왔다는 낚시 샵 사장님의 말이 공허 해 집니다.

“붕어는 뭐 다음에 잡아도 되지만...” 하고 망태 마음을 달래도 보건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요...

잠시라도 시간이 늦어지면 교통이 걱정 됩니다.

진짜 빛과 같은 동작으로 짐을 싸고 뒷정리를 합니다.

오두리 수로를 막 벗어나려는 순간...

수문 밑으로 수로가 좁아지며 제방이 깊어 바람이 덜 타는 곳...

어느 행복한 조사님의 번개 같은 챔 질과 함께 퍼덕이며 끌려 나오는 약 7치 급의

붕어를 보며 사부와 망태 쓴 웃음을 지어 보지만...

역시 알다가도 모를 붕어의 선택에 망태의 2010년 첫 출 조는 그렇게 끝이 나고...

망태 다음을 기약 해 봅니다.

붕어 없는 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신 조사님들께 감사드리며

올해는 꼭 각 조사님들의 기록이 갱신되는 한 해 이시길 바래봅니다.

참 근데...

혹...?

“캐미히야님 그 날 강화에 오셨습니까?”

왜 잘 나오던 붕어들이 소식이 없는지.......

“히야님 이쪽은 붕어 없습니다.”

“그 쪽 남녘에서 大가물히야님 하시길 기도합니다. ^^*”

일시 : 4월 4일.

장소 : 강화 오두리, 초지, 구리포 수로.

미끼 : 글루텐, 꺼깽이.

조과 : 죄송합니다.

수심 : 구리포, 오두리 수로 약 1m 20.

초지 수로 약 1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