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준비중 얼음깨져 사망 관계기관끼리 책임 떠넘겨

원문출처:http://www.ccdailynews.com/sub_read.html?uid=311131§ion=sc3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앞 대청호에서 축제준비를 하던 마을 주민이 숨지면서

대청호를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과 옥천군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사고를 당한 주민(57)은 지난 2일 무게 4t의 트랙터를 몰고 얼음 두께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수를 뒤덮은 얼음판 위를 오가면서 눈을 치우던 중이었다.

그가 호수의 중앙을 향해 50ｍ가량 진입할 무렵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트랙터와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조대원은 "사고 지점의 수심은 4ｍ가 넘었지만, 얼음 두께는 2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안터마을은 대청호가 꽁꽁 얼어붙는 이맘 때 마을 앞 호수의 얼음판을 정비해 빙어낚시와 썰매 등 겨울문화 체험장을 개장한다.

이 곳에는 한해 7만여명의 체험객이 몰려들어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더라도 썰매 대여료 등으로

한해 7000만원이 넘는 수입이 생겨 주민들은 한파가 시작되면 호수 옆 유휴지를 정비해

주차장을 만들고 간이음식점 등이 들어설 천막도 친다.

　주민들은 사전에 댐관리단으로부터 하천 점용 허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절차 임에도

올해는 댐관리단과 옥천군의 방관 속에서 허가없이 축제가 시작됐다.

　주민들은 지난 해 12월20일 옥천군청을 경유해 댐관리단에 하천 점용허가를 신청했으나

댐관리단은 "얼음 붕괴나 교통 증가에 따른 사고가 우려되니 재난예방대책부터 세우라"며 서류를 반려했다.

반면 옥천군은 "왜 우리가 책임질 일을 만드느냐"며 "댐관리단과 마을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군민 안전을 외면했다.

　두 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동안 마을회는 불법으로 축제 시설을 설치한 뒤

지난 1일부터 체험객을 받기 시작했으며 사고 당일 폭설로 체험객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하루에 많게는 수 천명이 이 곳을 찾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대형 참사마저 우려됐던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사고로 축제가 취소되자 옥천군과 대청댐관리단은 뒤늦게 대책회의를 여는 등

 또 다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축제장으로 쓰이던 호수 주변에

주민들의 접근을 막도록 안전띠를 설치하고 관리요원도 배치키로 했다.

대청호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호수 주변에 불법으로 설치된 축제시설은 모두 철거하고,

주자장도 원상 복구하기로 주민들과 협의했다"며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시민들이 호수 내 얼음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천산림항공관리소(소장 송호민)는

지난 4일 초대형 헬기를 이용, 물 속에 빠진 트랙터를 인양했다.

 초대형 헬기는 국내에 4대 뿐인 산불진화 S-64E 헬기로 예전 태안 기름 유출지 포크레인,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정원수, 오대산 대형폐기물을 운반하기도 했다.

 /옥천·진천=박병훈·김동석기자
 

▲ 진천산림항공관리소 소속 초대형 헬기가 지난 4일 옥천 안터마을 앞 대청호에 침몰된 트랙터를 인양하고 있다.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