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흡충 등 기생충 조심, "4대강 계속되면 중금속 오염 더 심해"

                                                                 메디컬투데이 손정은(jems@mdtoday.co.kr) 기자 
 
최근 '한강 수질이 맑아져 어종이 늘고 있다'는 서울시 홍보의 영향인지 한강을 찾는 낚시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기에는 아직 찝찝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실제 한강의 수질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낚시동호회 사이트에는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어도 되냐'는 질문이 지속적으로 올라와있다.

회원들은 서울에 거주하며 한강에 나가 낚시하기를 즐기는 이들로 대부분의 경우 '먹지 않는 편이 좋다'고 답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잡은 물고기를 먹을 수 있을 만큼 한강의 수질은 깨끗할까.

서울시가 허준혁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2009년 한강의 상수원인

팔당댐에서부터 한강 하류지점인 행주대교까지  수질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주요 수질오염지표인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의 경우

▲뚝섬 2.5mg/L(2007년), 2.8mg/L(2008년), 3.5mg/L(2009년)

▲보광 3.2mg/L, 3.5mg/L, 3.7mg/L ▲영등포 3.1mg/L, 3.3mg/L, 3.7mg/L이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인 잠실대교 이하 하류는 모두 3급수 이하였다.

BOD는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데 자료와 같이

 BOD가 3mg/L이상 6mg/L이하로 측정된다면 한강수질을 3급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강에서는 '황갈색을 띄는 탁한 물'인 3급수에 서식하는 붕어 등의 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있다.

실지렁이가 꼬이는 4급수를 통상 '죽은 물'이라고 볼 때 그보다 조금 나은 한강에서 잡히는 물고기를 섭취할 경우 각종 기생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금보다 한강의 수질이 나빠지기 전인

 2007년 한강수계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17어종 57개체를 대상으로 간흡충을 검사한 결과

가시납지리, 끄리, 누치, 두우쟁이, 모래무지, 참붕어 등 6어종 8건(14%)에서 검출됐다.

간흡충은 감염시 간비대, 복수, 황달, 빈혈, 기생성 간병변 등을 일으키는 기생충이다.

이런데도 일부 상수도보호구역을 제외한 한강에서는 낚시가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수질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일정하지 않고 수질에 따라 서식하는 어종도 다양하기 때문에

수질검사기준을 갖고 낚시를 허용할지 말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간흡충과 같은 기생충은 익혀 먹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또 한편에서 우려되는 점은 '중금속 오염'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발표한 '4대강 어패류내 수은농도' 조사결과

어패류의 종별 평균 총 수은 농도는 3.9~163.2㎍/㎏이었으며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산물에 대한 총 수은 규격 기준'인 50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일같이 민물고기를 먹지 않는 이상 문제될 수준은 아니며

임산부와 낚시애호가들을 위한 섭취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한강을 비롯한 4대강 살리기 사업구간 퇴적토에서 잇따라 중금속이 과다검출 됐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한강바닥 밑에 퇴적돼 있던 중금속 섞인 흙이 파헤쳐지면 물고기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는 "지금은 BOD로 인한 물고기 폐사 등의 문제가 더 크지만

앞으로 4대강사업이 지속되면 모래 밑에 있던 중금속 물질이 수면위로 뜨기 때문에 물고기가 노출될 가능성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한강둔치와 중랑천, 안양천, 탄천 등 서울시내 하천에서 자라는 쑥, 민들레, 돌나물 등의

봄나물은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수치가 일반기준보다 최대 4.5배가량 검출돼 서울시에서 식용을 자제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금속에 오염된 어류를 섭취할 경우 당장은 신체증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몸에 축적된 후에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수은에 일정정도 이상 노출되면 성인의 경우 운동조절능력이 떨어져

마치 뇌성마비와 같은 보행장애, 중추신경장애가 올 수 있고 어린이의 경우 지적장애, 발달장애, 지능저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은에 오염된 물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미나마타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