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후두둑~”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예외 없는 주말의 빗소리...

지구 온난화라... 온난화...

사계절이 뚜렷했던 한반도였지만 이젠 봄, 가을이 없어진 느낌이고

스콜이라는 현상마저 생겨 버린 한반도의 기후...

하기는 어릴 적 매미는 나무에 붙어 진을 빨며 우는 줄 알았는데...

21c 매미는 전신주, 방충망, 도시가스관 심지어는 동네 담벼락에도

빌딩의 콘크리트벽에서도 가리지 않고 매달려도 우는 세상이니...

창문을 두드리는 소낙성 빗소리에 잠을 뒤척이다 눈을 뜬다.

아침 5時 30分...

세안을 하고 나오는데 반가운 전화 벨소리가 들린다.

“이게 아닌데~~ 내 맘은 이게 아닌데~~” (김C라는 가수(?)의 노래.)

산지 얼마 안 되어 계륵 신세가 되어버린 옴니2 휴대폰 음악 벨이 울린다.

너무 빨리 변하는 디지털 세상...

적응하지 못하는 세대의 비련이랄까...

지금은 갤럭시S 시대 인 것을... 후회 한들 거대 삼성은 나 몰라라 하고...

“형 비 오는데... 갈 거야?”

“소나기야 그칠 거야... 출발 하자.”

개인사로 시간이 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어 온 출 조길.

오랜만에 챙겨 보는 낮 설은 낚시가방을 주섬주섬 메어 본다.

이 비오는 날 아침에...ㅡ,.ㅡ;;

하기 사 꾼(?)들이 비를 무서워하랴...

멧돼지, 천둥번개면 몰라도...^^*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빗줄기가 차창을 때린다.

“형 이거 소나기가 아니고 장맛비야~~”

“내리다 말겠지... ”

그때까지는 까맣게 몰랐다.

오늘 우리가 붕애들의 놀림감이 될 줄은.......

장마철이라 멀리 출 조하기는 그렇고 또 개인사가 그렇고 하여 가까운 곳으로

출 조지를 정한 터라 약 30分의 거리에 아담한 유료 터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는 그치고...

그 빗속에서 밤낚시를 감행하신 많은 조사님들의 모습에서 묘한 느낌이... ㅎㅎ

좌대 바닥에는 비에 젖은 모기향이 명을 다하여가고...

한 분 두 분 파라솔을 걷고 물기에 젖은 낚시 대를 터는 모습들이

한 차례 전쟁을 치룬 전우들의 모습이랄까?

여기 저기 자리를 둘러보다가

관리실 옆 어느 백발 노 조사님의 펼쳐진 살림망을

빠르게 스캔하고 옆 좌대에 가방을 풀어 본다.

살림망이 담겨져 있다는 것은 고기를 잡았다는 결론...^^*

때마침 챔 질을 하시는 노 조사님 씨알이 5치 정도의 붕어...

“안녕 하세요? 어르신...”

“많이 하셨습니까...?”

먼저 인사를 건네어 본다.

“입질은 오는데 4~5치가 전부네요...” 하시며

살림망에 5치정도의 붕어를 던져 넣는 어르신...

“밤 새 하셨나 보네요? 어르신...”

“새벽 한 2時에 왔습니다. 모기가 너무 많아 애 먹었습니다.”

“아...네...”

재빠르게 스캔한 어르신의 미끼는 글루텐...

32 쌍포를 나란히 정열하고 글루텐과 한강 떡밥을 구수하고 아주 맛나게

준비하여 벼르고 미루어 온 망태 간만의 출 조 첫 캐스팅을 한다.

많은 꾼들이 캄캄한 밤 밝게 빛나는 케미라이트,

그 케미라이트의 찌 올림이 붕어 낚시의 백미라 하지만

나는 언제나 이 첫 캐스팅에서 나만의 낚시 카타르시즘을 느껴 본다.

등 뒤에서 우릴 쪼아 보는 태양의 열기가 서서히 더워지고...

하나 둘 짐을 싸는 조사님들과 그 자리에 다시 앉는 조사님들

어수선한 낚시터의 아침.......

꾼들의 체인지 모습에 눈길이 가 있을 때...

갑자기 찌가 오른다.

꼭 이럴 때... 꾼이 딴 짓을 할 때 입질은 오는 법...

“어라...!”

“휘이~익~~!!”

아침 낚시터 공기를 가르고 날아오는 빈 바늘...

“이런 젠장...” 헛챔질이다.

“형 뻥카 치지 마요...^^*”

“아니야... 진짜 찌가 쭈~욱 올라 왔는데...??”

실실 웃으며 약을 올리는 오늘 같이 출 조한 용 조사...

분주하게 찌맞춤을 하는 용 조사...

늘 그러하듯 무척 열심이다. 처음에만...

저 용 조사 한 두 시간 저렇게 바쁘다가 조용해지려니.......

헛챔질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려니 하며

정성스레 몇 번의 캐스팅을 하고...

아까 보다 조금 빠른 타이밍에 챔 질을 한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4치 급 붕어...

오늘의 첫수다.

콕콕 찍어 먹는 이상한 식성의 찌 놀림이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갑자기 용솟음치며 올라오는 찌 놀림이 있고,

질질 끌고 가다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찌 놀림... 등등

피라미나 잔 씨알의 붕어 입질이려니 하면 애써 외면하지만

그래도 꾼의 마음은...

챔 질을 한다.

헛챔 질 몇 번과 5치 급 붕어 3수

모처럼 비 그친 하늘의 여유일까?

가마우지가 낮게, 낮게 비행을 하고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자연은 이토록 늘(?) 인간에게 보시(布施)를 하거늘...

망태 마음도 이 저수지처럼 넓고 깊어졌으면...

하지만 인간사가 어디 내 마음대로 되겠는가.......

이런 뜬구름 잡는 잡생각에 젖어 있을 때

이때까지의 찌 놀림과 다른 반 마디씩을 올려주는 찌의 움직임.

“왔구나?!” 하며 챔 질.

“피~이힝~~!” 예사롭지 않은 소리와 묵직한 무게감

그렇지 이 맛에 꾼들은 낚시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나이스~~!”

노 조사님 건너편에 자리한 조사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끌어 올린 놈은

35cm 급 발갱이...

“오! 형 축하해요...”

“그래 고맙다. 너도 발갱이 한 마리 잡아라...ㅎㅎ”

발갱이 이놈 난리치더니 자연 방생되어 촬영을 못 했습니다.

파라솔 아래 양반 낚시를 즐기시는 내림 조사님도 있고,

쓰레기봉투를 두고 가시는 총무님의 행차(?)가 있고,

물냉면과 자장면이 있는 점심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한다.

태양이 정면으로 파라솔을 태우고 망태의 얼굴, 민소매의 벌거숭이

양팔과 두 다리는 햇살과 물빛의 반사열에 굽히어 져 가고...

그리고 간간이 있는 이상야릇한 찌의 움직임...

소강상태로 접어 든 고기들의 입질...

“필시 저 물속에 붕애 한 놈이 아마 봉돌을 입으로 누르고 다른 또 한 놈이

지금 열심히 미끼를 탐하고 있나 봐... 용 조사...?“

“그래~ 형! 그리고 찌 올려 주고 잽싸게 티는 아르바이트 붕애도 있나 본데...”

“그렇지 ‘나 잡아 봐라’ 하고 라이징하는 아르바이트 잉어도 있으니까....”

헛챔질과 이상한 찌 놀림에 농락(?) 당한 용조사와 망태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대화를 하여도 보고...

아... 왜 저 쪽 나무 그늘 포인트를 놔두고 이 작렬하는 태양 빛 아래에서

생고생을 사서하는지...

“에 ~ 휴 내 팔자야~~~...”

열심히 낚시를 하시는 노 조사님, 헛챔질 두 번에 붕애 한 마리...

그렇게 잡은 4~6치 급 붕애 약 20마리가 든 살림망을 들고 유유히 사라지시고...

“저 붕애로 무엇을 하시려고....????”

뭐 나름대로의 이유와 입장이 있는 법...

시간은 흘러 오후 2시가 가까워지고, 그나마 간간히 있던 입질도 뜸하다.

찌가 갑자기 올라와 몸통 채 누워 버리는 입질, 도대체 저 놈의 정체는 무엇일까?

양 쪽 옆 조사님들이 새우 채집망으로 새우를 잡는다.

그들도 아마 이상한 입질에 지쳤나 보다.

문득,

“미끼를 바꿔 볼까?” 하고 관리소매점으로 향하는 망태...

“사장님 여기 무슨 미끼가 잘 됩니까.?”

“뭐.. 글루텐, 아쿠아텍, 어분... 그렇지요.”

“지렁이는요?”

“뭐 지렁이도 잘 나갑니다.”

빤한 물음과 빤한 답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파란 지렁이 통을 주워든 망태

좌대에 돌아오니 용 조사 왈

“형은 참 지렁이 좋아해...ㅎㅎ”

“항상 오는 것도 아니고 붕어 손맛은 보고 가야지 임마...ㅎㅎ”

정성스레 지렁이를 바늘에 꿰는 망태

그리고 멋지게(?) 캐스팅을 하며 소리쳐 본다.

“한 바리만 무러 바라~~!!”

F-TV의 어느 바다낚시 꾼처럼...

한 여름 낚시를 하면서...

아지랑이로 피어오른다.

아스팔트 위에 내 동댕이쳐진 여름

너는.......

칠월 햇살처럼

신작로 길게 게으른 하품을 한다.

목을 타고 흐르는 땀이

등 허리춤을 더듬어 머물고,

정강이 애처롭게 메달리던

그 놈도 이제 지친 듯

발목으로 흘러 좌대를 적신다.

이 온 여름

전신주의 짧은 그림자도,

지나는 버스가 주는 작은 바람도

그저 그리웠다.

그 긴 너에 대한 기다림이

이제 이아침

수증기가 되어 수면 위를 떠난다.

밤을 지세 운 낚시꾼

떠오르는 해에 입질 없음을

주섬주섬 접는 낚시 대에

마음 서러운 것처럼...

그저 나는

한 여름날에 낚시를 한다.

망태의 낚시일기 중에서...

떡밥과 교체된 지렁이 선수 들어가자마자 찌가 춤을 춘다.

위로 아래로...

앞으로 뒤로...

좌로 우로...

참으로 어느 방정맞은 쌍놈의 춤사위인가...?

그래도 잠잠하던 입질이 되 살아 난 것 같은 느낌

“그래 이제 한번 해 보자.”

“붕어야 얼굴 좀 보여줘라.”

두어 번의 캐스팅...

그리고

“쑤욱~” 하니 찌가 사라진다.

이때다.

망태 힘껏 챔 질

“움찔...” 그래 뭔가 걸렸나 보다...

“잉어인가? 메기인가?”

잠깐의 시위(?) 끝에 끌려 나온 약 8치 급의 붕어...

손 맛 이라기보다는 눈 맛이라 해야 할까?

하여간 오늘 본 붕어 중에서 그래도 장원이다.

지렁이 하니까 이런 기억이 떠오르네요.

일 년 전인가...

막 새싹이 터 오는 봄날에

FS-TV 낚시채널에서

낚시인들의 신병훈련소인 예당지 취재 중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지렁이와 떡밥 짝 밥 채비로 낚시를 하는데

한 50대 정도로 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한 조사님이

떡밥 채비만 고집하자 여자 리포터가 던진 말...

“조사님은 조황이 좋은 지렁이 짝 밥 채비를 안 하시고 떡밥만 하세요?”

그러자 건장한 체구에 우락부락하게 생기신 50대 조사님 왈...

“지렁이는 못 만져요. 무섭고 징그러워서.......”

“ ㅡ,ㅡ;; ”

사람도 무서워하는 지렁이를 맛나게 먹고 올라 온 붕어의 얼굴의 보면서

문득 그 분이 생각납니다.

아...

그때까지는 몰랐습니다.

내 얼굴이 안경을 벗으면 펜더가 되어 있을 줄은...

관리소 뒤편의 차가운 지하수 물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본 순간

얼굴이며 팔뚝이며 온통 벌겋게 익어있는 망태...

국민학교 다닐 때 소풍가기 전날의 설 레임으로 잠 못 들던 것처럼...

오랜만의 출 조에 망태 마냥 물가가 좋았나 봅니다.

그때서야 생각이 납니다.

가방에 얌전하게 챙겨 온 썬 크림과 쿨 토시가.......

.......

낚시인 여러분 긴 옷, 쿨 토시, 썬 크림은 여름 낚시의 필수품입니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어리석은 실수를...

낚시를 다녀 온지 몇 날이 지났지만 아린 양 팔뚝과 피부가 벗겨지는 아픔이.......

망태 이렇게 지나간 아리고 아린 출 조를 되짚어 봅니다.

다녀온 낚시터 : 시흥 과림지.

대 편성 : 32 대 쌍포.

수심 : 1m 50cm 정도.

미끼 : 글루텐, 한강어분, 교체 선수 지렁이.

조과 : 발갱이 1수. 붕어 8치 급 1수, 4~5치 급 5수.

사담입니다만 언제부터인가 낚시 초보인 망태할범 조행기란에 글쓰기가...

월척 선수(?) 조사님들이 즐비 하시어 마치 월척조행코너 같은 느낌이... ㅎㅎ

열심히(?) 해서 망태할범도 워리 한번 구경해야 할 텐데... ㅠㅠ;;

이상 초보 낚시인 망태할범만의 자그마한 진짜 자그마한 조행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