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늘 그러 하듯이 시작과 끝은 있기 마련이고
시작은 두렵지만 희망을 내포하고 있고
끝은 아쉬움과 후회가 함께 온다.

내 나이가 참 어중간 하나 보다.
아이들도 나와 놀아 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 사람마저 그렇다는
단정적인 판단을 내린다.
그래야만 휴일에 내가 붕어를 만나보기 위해 물가로 나서는 게
합리화되기 때문이다.

동쪽 하늘을 물들이며 아침 해가 솟아오른다.
나이가 들수록 저녁노을이 좋다는데 나는 일출이 좋다

오늘은 12월26일 일요일
어제도 낚시 다녀왔지만 찌맛을 못본탓에
등이 배겨 누워 있지 못하고 다시 얼음판위로 나왔다 

오늘은 흥왕저수지에 서있다.
어제는 강화대교를 건너갔지만 오늘은 초지대교를 건너 왔다
함허동천을 지나 무료터로 유명한 분오리지 저수지를 지나면
 

철지난 강화 동막 해수욕장을 지나게 되고

떡붕어가 없다는 흥왕저수지는 유료터로 운영되고 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찾아 왔지만
나만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보다

다대편성 대물낚시를 즐긴 후 부터는
얼음낚시에서도 얼음구멍을 뚫을 때 보기 좋은 아크를 만든다.
뭐 대편성이 좋다고 붕어가 잘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습관적으로 .....,

물속의 수초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낚시인을 유심히 살펴보면 얼음판위에서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필 받은 듯 열심히 구멍 뚫고 낚시하다말고
또 다른 곳에가 두리번거리고 구멍 뚫고
아마도 이곳의 얼음판에 구멍으로 가득한 19공탄 연탄처럼
구멍으로 숭숭 뚫릴 때 까지 구멍을 팔지도 모른다.
우리 집사람은 그것이 낚시인의 아집이라도 말한다.

어제의 월척에도 불구하고 또 함께 나선 고우영님
삶에도 적극적이시지만 낚시에는 더 적극적 입니다.
비록 잔챙이지만 가끔 찌도 올려 줍니다.
어제 보다는 붕어들이 살만한 모양 입니다

흥왕지는 전역에 수초로 뒤덮였다고 할 만큼
수초도 많고 어자원도 많은 낚시터지만 길쭉한 직지각형의 양수형 저수지로
자리 편차가 많습니다.

저 마다의 방법으로 얼음낚시를 즐기지만
내 앞에 저분은 얼음판에 앉아서 낚시 하시는데
왜 내 엉덩이를 손으로 만져 보는지

여기 저기 큰 붕어를 낚지는 못하지만 낚싯대들이 허공에 들려지고
작은 체구의 붕어들이 대롱대롱
사진에 담지는 못하네요!

11시경 낚시가 시들해지자 모두들 한꺼번에 모여
이슬이와 커피를 나누는 광경 입니다.
그동안 촐싹대던 찌놀음과는 다른 중후한 찌놀음이 보입니다.
어 어 가슴은 뛰고 손은 가늘게 떨려옴을 느낍니다.

챔질
묵직 합니다
턱걸이 월척 입니다
늘 그렇지만 증명 하고자 할때는 계측자가 없어 담뱃갑을 놓고 찍었습니다.
담뱃갑 3개 정도면 월척!
나도 얼음낚시에서 월척을 했구나, 얼쑤!

오후 1시를 넘기자 입질이 많이 뜸해 집니다.
아니 입질이 거의 없어집니다.
얼음낚시가 조금 아쉬운 것은 낚시 시간이 짧다는 것 입니다.
물론 어떤 이들은 해지기전까지 낚시 하신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오늘 잡은 붕어와 자세히 보시면 월척 옆에 빠가사리도 있습니다.
오늘은 조황이 좋은 편입니다

낚시를 할 때는 지루함을 못 느끼지만
돌아와 책상에 앉아 조행기를 작성하는 것은 영 아닙니다.
얼음 덩어리처럼 단단해진 뇌 속에서 적절한 단어마저 떠오르지 않아
몇 잔의 커피와 몇 개비의 담배를 태워가며
조행기를 적어보지만 글이 매끄럽지 못하고 전축판에 바늘 튀듯 툭툭 튀는것을보면
참으로 옛날 연애편지 쓰던 실력 다 죽었구나 싶어요

부득불 손이 간지러워 얼음낚시를 떠나시는 회원님들
방한복과 방한 장비 잘 챙기시고 다녀오세요!
욕심난다고 혼자 숨어서 낚시 하지 마시구요 위험 합니다.

끝까지 조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