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그늘 진 곳과 해가 비치는 곳이 있다.

허구한 날 양지에만 있을 수도 없는일

2월2일 연휴 첫날

남들은 설 명절 지내러 간다고 다들 떠나고

아무데 못가는 두 사람이 돌아올 것을 감안해 강화도로 갔습니다.

설마 오늘 같은 날이야 아무도 없고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만 남아 있기를 바라며 삼성지에 갔습니다.

웬걸, 제방에서 일정 간격을 두고 상하류 방향으로

대를 넓게 편 두 분의 낚시인이 보인다.

딱 봐도 고수다.

고기를 잘 잡아서가 아니라

풍기는 포스가 느껴진다.

그동안 갈고 닦은 세월이

고수를 볼 수 있는 눈만이라도 갖게 해주었는데

나도 고수 따라 하기로

상하류 방향으로 3대를 폈다.

날씨는 포근해졌다고 하지만

얼음은 아직 두껍다.

뭐 2개 까지는 뚫겠는데

3번째 구멍을 뚫을 때는 입에서 단내 난다는 표현이 적절한듯하다.

오늘 함께 하신

끈질긴 "착한엉아"님은 그 나마 젊다고 4대를 폅니다.

한수 해보겠다는 의지가 대단 합니다

날은 따뜻하지만 얼음구멍에 살얼음 어는 것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살살 얼어오는것은 어쩔 수 없다.

겨울인 것을 어찌 하랴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작은 설날은 참 좋은 날이었다.

도시로간 친척 형이며 누나들이 내려왔고

동네마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잔칫날이었는데

지금은 웃음도 없고 고향을 찾아주는 형이나 누나들도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많은 초로의 노인들이다.

나처럼 고향을 잃어버린 젊은 가족들이 삼성지를 찾아와

서투른 얼음낚시를 시작 한다.

멀리 계신 조사님께서 작은 붕어를 올리신다.

부럽다!

역시 낚시터에서 제일 부유한 이는 물고기를 많이 잡는 이다.

아무소식없이 두 시간이 지났으니 자리를 옮겨본다.

그런데 두 대만 펼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세 번째 구멍을 뚫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침묵 속에 앉아 있던 착한엉아님 챔질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작은 3치 붕어라도 낚나 하고 다가갔더니

웬걸, 지렁이 먹는 새우가 얼떨결에 딸려 나온 것이다.

꼬무락꼬무락 거리다 약간 움찔 하여 챗다는데

바늘에 얹어져 나온 것이다.

이 저수지는 아직도 건강한 것이다.

겨울 얼음낚시에 새우 건져 올린 실력도 실력이지만

어차피 올라온 새우 다시 바늘에 걸어 넣어 두었는데

한 시간쯤 지난 후에는 아무것도 없다

무언가 열심히 새우를 탐했나 보다.

움직이지 않는 찌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해 그림자가 다시 길어지는 것을 보니 집으로 돌아 갸야 할 듯 합니다.

강화 삼성저수지 얼음낚시는 꽝 도장으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올해 2번째로 찾아오는 새해인 토끼해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재앙을 물리치는 영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토끼해에 다시 한 번 복 많이 받아

월척 많이 만나시기를 빌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