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부지런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슬이가 조금 작게 들어 갔을 때
깊은 잠에 빠졌다가 빨리 일어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 그렇게 일어난 김에 내려가야 한다.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는 서해 대교를 건너다 말고
행담도 휴게소에 잠시 멈춘다.
「날씨가 차가울 때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우면
접지력이 좋아져 덜 미끄러지고 탱크 내에 결로 현상을 막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내 애마에 기름을 가득 채워준다

내가 방랑시인도 아닌 탓에
오늘은 어느 곳으로 갈까를 고민 하지 않아도 된다.
2011년 첫 모임을 보령 오천항 근처의 저수지에서 갖기로 했기에
그저 그곳에 가면 된다.

서해안의 소나무의 생김새는 다른 곳의 소나무와 조금 다르다
글쎄 한마디로 표현 하기에는 힘이 들지만 다르다
그런 소나무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온다.

조행기를 쓰기 시작 하면서 생긴 버릇중의 하나는 동쪽 산꼭대기에 걸린
해를 찍더라는 것 아직은 서툴지만 계속되고 있다.

햇살이 퍼지는 저수지 정수 수초대에 하나씩 둘씩
낚시인은 늘어가고

9시가 가까워지자
오호 뉘 집 공주님이신지 먼저 행차 하신다
모임에 나온 어느 회원의 따님이다.
내게도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이 한참 이쁜짓 할 때는
사업 바쁘다고 놀아 준적도 없는 듯한데
요즘 신세대 아빠들은 아이와 잘 놀아 주는 모양이다 

서울에서 두꺼비님도 오셨습니다.
어찌나 바람이 거센지 낚싯대를 붙들고 있습니다.
안 불 때는 몰라도 바람이 불기 시작 하면 의자도 저쪽으로 밀리면서
낚싯대를 헝클어 놓기도 합니다.

새우 달고 물 낚시만 해본 선수들이라 그런지
얼음판위에 올려놓으니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흉내만 내는 거죠

다른 쪽에는 어느 카페의 정출인지 가족단위로 또는
한두 사람씩 모여 들고 있습니다.
아무리 얼음판 위가 차갑다고 하지만
얼음판위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날씨가 추워진 후로 두문불출 하시던 아스카님도
이곳까지 왕림 하셨습니다.
체력을 아끼려고 그러시는지 낚싯대도 작게 폅니다.

저야 뭐 늘 그렇듯 다섯 대입니다.
붕어가 올라오면 아주 기분 좋겠지만
또 안 올라온들 뭐 어떻습니까!
내가 성격이 좋은 것이 아니라 워낙 꽝을 치고 다니다 보니
그것마저 적응이 된 것뿐입니다

음 아스카님께서 날 보러 오신 것이 아니라
저쪽에 정출 나온 팀을 만나로 오셨군요.
그것도 모르고 괜히 좋아한 것이 .....,

사람은 참 많이도 모인 듯한데
붕어는 당체 물 밖으로 나오기를 꺼려합니다.
그래서 꼴랑 한 마리를 고우영님께서 낚아 올리셨습니다.

점심때가 못되어 정출모임에 온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각기 집으로 돌아가고

공부 못한 사람 남아서 공부 하듯
어찌 하면 입질은 받는지
어디쯤을 뚫어야 좋겠는지 등을 물어 봅니다
왜냐구요 낚시터의 대통령은 고기를 낚아내는 사람이니까요

오후 세시 까지 벼터 겨우 한 마리 더 추가해서 두 마리로
만족해야 할겄같습니다

구제역과 AI(고병원성 조류독감)가 위기의 단계를 넘어 심각단계로 격상되어
국가 재난상태가 선포 되었습니다.
행여 낚시 가시는 곳에 마을에서 출입을 통제하면 따라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족처럼 피땀 흘려 키워온 가축을 황망 간에 잃고
시름 깊은 농민들의 애끓는 심정을 조금만이라도 이해해야 갰습니다.

회원님들 낚시 출조시 선정시 꼭 고려해 주시면
농부의 아들로서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