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치급의 토종붕어가 멋지다.

 이제 물 낚시도 거의 접어야 하는 때가 왔나 보다.

 어디를 가도 얼음이 얼고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 쉽지가 않다.

 그나마도 수로쪽에 가면 얼음을 깨고 대를 담궈 볼 수도 있으나 어지간한 맘을 먹지 않고서는 쉬운 일이 아니고, 대형 호수를 찾으면 얼지를 않았거나 가장자리만 얼었다 빨리 녹으니 물 낚시를 즐길만은 하다.

 일찌감치 정리를 마치고 천수만(부남호)를 찾기로 했다.

 마침 캠푸님이 합류를 하겠다는 연락이 있어 함께 당진 본전낚시점에서 만나 동행 출조길에 오른다.

 천수만(부남호) 검은여에 도착을 하니 벌써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밤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 부지런히 텐트를 치니 주위는 벌써 어둠으로 덮혔다. 조심스레 대까지 편성을 끝내고 캐미컬라이트를 꺾어 달아 던져넣고 나니 깜깜해졌다.

 늦은 저녁을 준비하고, 캠푸님이 준비해온 삼겹살을 구워 소주 한 잔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미끼를 갈아 던져넣고는 잠시 기다리는데 2.5칸 대에서 캐미컬라이트 불빛이 솟아오르는 것이 보인다.

 잠시 더 기다린 후 챔질을 하니 무언가 당기는 힘이 보통은 넘는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8치급의 토종붕어가 올라와 눈을 맞춘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이후 찌는 간간히 잠기고 있기는 하나 좀처럼 올려주지를 않는 것이 아마도 붕어가 아닌 잡고기가 그러는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날씨는 그리 춥지를 않았으나 미동도 하지를 않는 찌를 보고 있노라니 잠이란 녀석이 밀려들며 자꾸 벗하자 한다.

맑은 날씨에 만월인 보름달이 수로에 비춰 하늘과 물속에 각각 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지렁이 미끼와 새우 미끼를 새것으로 갈아 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3.0칸 대에서 입질이 드는것 같은데 어찌나 깐죽거리는지 아마도 잡고기가 붙은 것 같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나고 순간 찌가 반 뼘은 솟아 오르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어진 챔질~!

 그리고 이어지는 당길힘에 한 수 걸었다는 생각만 들게 만든다.

 조심스럽게 끌어올리고 아내에게 대를 맡기고는 밑으로 내려가 보니

 '이런~!  젠장을 할...' 올라온 녀석은 붕어가 아닌 망둥어가 아닌가!

 얼른 보기에도 40cm는 넘어보인다. 

자그마치 49.5cm에 달하는 괴물 망둥어이다.

 아침일찍 인더스님과 일행분이 합류를 하면서 우리는 대를 거둬 본류권으로 옮겨 다시 편성을 한다.

 바람도 적당하고 날씨도 그리 춥지를 않아 기대를 걸고 해 볼만도 하다.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철새들도 먹이를 찾아 길을 떠나는 중...

 본류에 대를 편성하고 우리는 수초치기 대를 하나씩 들고 샛 수로를 공략해 본다.

 생각외로 갈대사이에서 씨알좋은 토종붕어들이 올라와준다.

 아쉬운대로 붕어 얼굴은 제대로 보는 듯 하다. 

헠~!  이젠받침틀 20단을 펼쳤다...

 저녁이 되니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낮 시간에 구름이 많이 낀 관계로 수온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였는데 바람마저 불어와 더욱 상황은 안 좋다.

 캠푸님은 저녁 식사 후 일찌감치 올라가고 우리는 잠시 소주 한 잔씩을 마신 후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 낚시를 해 보지만 기다리는 입질은 없다.

 일찌감치 텐트로 들어가 따뜻한 보일러 자리 위에 들어눕는다.

 어스름 여명이 떠오르고 있다.

 천수만(부남호) 수면위로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환상적인 풍경이다.

 철새들의 울음소리와 잔잔한 수면위에 비춰지는 모습들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여명이 밝아오기 직전의 모습 

미쳐 넘어가지 못한 달이 아쉬운 듯 미련을 못 버리고 버티고 있다. 

 밤 사이에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우리는 잠시 모여 따끈한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수초치기 채비를 하나씩 들고 나서 본다.

 샛 수로가 얼었다.

 다행히 두껍게 얼지를 않아 조심스레 깨고는 대를 담궈본다. 

 이천팔년십이월십사일

 천수만(부남호) 출주를 마치고...[여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