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설 명절은 십수년만에 많은 눈이 내렸다.

 그야말로 아득한 옛날 생각을 떠올리며 차례를 지내고 눈으로 덮힌 산으로 눈길을 뚫으며 성묘를 다녀왔다.

 온 천지가 하얗게 변한 모습은 절경이 따로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만 한데...

 명절을 쇠고 조우회 회장님과 강화도로 얼음낚시를 가기로 했으나 원시인 회장님이 연락이 안된다.

 결국 승일레져 인더스님과 함께 태안권으로 얼음낚시를 출발해본다.

 서산 강바다낚시점에서 인더스님과 합류하여 원북 섭벌지를 향한다.

 다행인지 태안쪽으로는 눈이 그리 많이 내리지를 않았다.

 섭벌지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벌써 오전11시를 넘기고 있고 저수지 가장자리로 몇 몇의 조사님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는 지난해 팬션단지를 새롭게 지어놓은 곳으로 이동을 하여 얼음판에 들어가니 이곳 저곳에서 '쩡~' '쩌~엉~~'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날씨가 영상의 기온으로 포근하고 바람도 없어 얼음이 녹아내려 얼음판위에는 물이 고이고 있다.

 먼저와서 얼음낚시를 즐기던 조사님들은 거둬 철수를 하고 있다. 조과를 물어보니 꽝이란다.

 이왕 들어온거~

 인더스님과 나는 뗏장수초 끝자리쪽에 얼음구멍을 뚫고 대를 담궈본다.

 이번 얼음낚시 출조길에는 이젠받침틀을 가지고 나와 얼음낚시에 그대로 사용해 보기로 하여 나는 10단의 한쪽인 5단을, 인더스님은 8단 일체형을 가지고 편성을 해 본다. 

이젠받침틀 5단을 가지고 얼음낚시를 해 본다.

인더스님이 이젠받침틀 8단 일체형을 가지고 편성을 한 모습

 한 시간여 얼음낚시를 해 보지만 얼음구멍속의 찌는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그러는 사이 얼음은 녹아내리고 인근 마을에서 구경나온 아저씨 한 분이 뗏장수초가 있는 곳을 밟으며 그만 발이 빠지고 만다.

 더 이상 이곳에서 낚시를 하다가는 철수를 하는게 문제가 될 것 같기에 그만 대를 접고 철수를 한다.

 천수만쪽은 그래도 빙질 상태가 좋지 않을까~!

 우리는 천수만을 향해 출발을 한다.

 지나는 길에 호박고구마를 구워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기에 조금 사가지고 먹어본다.

 역시~

 추운 겨울에는 군고구마를 호 호 불어가며 먹는 맛도 기막히지... 

 천수만에 도착하여 가지수로에 들어가니 이곳은 섭벌지 보다는 괜찮다.

 여자들은 점심을 준비하고 인더스님과 나는 수로에 내려가 얼음구멍을 뚫고 대를 담궈본다.

 수심은 1m정도 그리 깊지가 않으나 부들밭이 있는 언저리에 찌를 세워본다.

 역시나 부들밭 주변은 얼음 두께가 얇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늦은 점심을 먹고 입질을 기다려보지만 역시나 찌는 미동도 하지를 않는다.

 우리는 다시금 대를 거둬 갈마수로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오후 시간임에도 갈마리 수로에는 차량들이 꽤 있고 수로에 몇 몇의 조사님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그들을 지켜보다 지난 초겨울에 샛수로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았던 곳으로 향해본다.

 아무도 낚시를 즐긴 흔적이 없는 샛수로에 내려가니 빙질 상태는 그리 좋지가 않다.

 아무래도 부들로 꽉 들어찬 곳이기에 빙질 상태가 좋지 않은듯 하다.  이곳에 얼음구멍을 뚫고 찌를 세워보니 수심이 약 1.2m정도 나오고 있다. 

  조심스럽게 또 다른 구멍을 뚫기 위해 이동을 하던 중 그만 한 쪽 발이 얼음이 깨지며 빠지는 일이 발생한다. 하마터면 얼음장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다행히 앞으로 자빠지며 끌을 이용한 것이 천만 다행이다. 그런데 옆에서 이동중이던 인더스님이 가장자리의 약한 얼음을 밟았는지 그만 한쪽 다리가 빠지는 일이 생겼다.(으~추워~~ 발시리네...)

 밤 낚시를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검은여앞의 수로로 이동을 해본다.

 이곳에는 한 조사님이 내림낚시를 하는지 얼음판을 길게 갈라서 뚫어 놓고는 중층인지 내림인지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어찌보면 이체롭기도 하고, 곁에는 잡아놓은 잔 씨알의 붕어들과 숭어새끼인 동아인지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조금 더 상류로 이동을 하여 밤 낚시를 위한 준비를 서두른다. 

편성을 끝내고...

인더스님도 편성을 끝내고...

 수심은 평균 2~2.5m에 이를 정도로 깊다.

 편성을 끝내고 서둘러 저녁을 지어 텐트에 들어가 먹는데 그 맛이란!

 아마도 추운 겨울날 야외의 텐트안에서 소주 한 잔과 곁들여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리라...

 케미컬라이트를 꺽어 꽂고 지렁이 미끼를 싱싱한 놈들로 갈아 넣고 입질을 기다려본다.

 저녁을 먹는 사이 두어대는 끌어다 놓은 관계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밤 낚시 그것도 얼음낚시를 해 본다.

 한 낮에 포근하던 기온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차가운 밤 공기에 뚫어놓은 얼음구멍에 살얼음이 언다. 수시로 얼음을 떠내며 입질을 기다려 보지만 좀 처럼 입질은 없다.

 새벽같이 일어나 따뜻한 커피를 끓여 언 몸을 녹인다.

 긴 긴 겨울 밤!

 아침 7시를 넘기고 나서야 주변이 훤해져 온다.

 빙판으로 내려가 밤새도록 언 얼음구멍을 다시 깨고 지렁이 미끼를 갈아 넣는다.

 여명이 밝아오고,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을 하며 요란하다. 

밝아오는 여명과 성애가 잔뜩낀 이젠받침틀과 낚싯대

 아침을 따뜻한 오뎅국물에 라면을 넣고 끓여 간단히 해결한다. 그리고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잠시 얼음낚시를 더 즐겨본다.

 10시경 가장자리를 뚫고 옮겨가며 찌를 담그던 인더스님이 7치급의 붕어 한 수를 걸어낸다.

 햇살이 퍼지면서 붕어들의 움직임이 되살아난 것인가~! 

 입질은 간간히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올려주지를 못하고 잔챙이가 입질을 하듯 쭈~욱 올렸다 마는 형태의 입질이다.

 끝내 붕어와의 상면은 인더스님이 잡은 녀석으로 만족을 하고 철수를 해야 할 것 같다.

 햇살이 따뜻하고 날씨도 포근해서인지 배스가 다 달려든다. 

 이제는 얼음낚시도 마무리에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기온이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겠으나 현재 상태로 봐서는 더 이상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얼음낚시를 즐길 수는 없을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얼음낚시를 즐기는 조사님들이 매년 보인다.

 끝무렵에 조심해야 할 것은 빙질이 약해진 상태에서 한 낮 늦은 시간까지 얼음낚시를 즐기다 철수를 하면서 가장자리의 얼음이 녹아 나오지를 못하고 고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이 시기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끝까지 안전한 얼음낚시를 통해 막바지까지 붕어와 상면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서기이천구년일월이십팔일

 태안 섭벌지 및 천수만 얼음낚시를 마치고...[여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