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법산지 모임에 갔는데 가서보니
늘 사진으로만 봐오던 블루님,척월님,자작찌님을 만나고 나니
사진 찍을 마음이 싹 가셔버렸다.
보는관점이 달라 다른 조행기가 나온다는것은 알겠지만
고수앞에서 꼼수쓰는것 같아 과감하게 카메라의 스위치를 껏다.

그로부터 일주일 사방에 배꽃이 만발하여
마음까지 싱숭생숭 해진다.

주중에 춥고 비오고 바람불어
어디도 좋은 소식 없던 한주간

토요일이 노동절인 관계로 조금은 서둘러
그러나 가까운곳 화성으로 떠납니다.

비봉 초등학교 앞에가서 새우를 사고
삼존리 둠벙으로 갑니다.
좁고 길게난 농로길 옆으로
번뜩이는  물만 살짝 보여도 심박동수가 올라 갑니다.

갈대 밑둥으로 새싹이 돋아나고
물색이 흐릿한 녹색을 띄는게
오늘은 그 짜릿한 새우 입질을 볼수 있을듯 하여
허벅지까지 내놓은 아가씨 속살을 훔쳐본듯
흥분이 됩니다.

지난 초겨울 까지는 그렇지 않았는데
복토 공사를 한것인지 도랑 청소를 한것인지
둠벙의 모양이 많이 변해 있습니다.

우리는 소풍나온 어린애들 처럼
마냥 신나고 즐겁기만 합니다.
네모난 둠벙을 세명이서 나누어 가져 보려니
계산이 복잡 합니다,
사방 전체 둑방길이÷3 그럼 포인트가 빗나가고
포인트만 보면 낚싯대 끝을 마주대야 하고

사온 새우를 살려야 하니 새우를
일단 담궈 두고 대를 펴기 시작 합니다.
오후가 깊어 갈수록 물색이 맑아진다

낚싯대를 골고루 펴 대물꾼 흉내를 내고

들은대로의 모든 채비를 낚싯대에 감아온  "동대표형"

고기는 못잡아도 낚싯대 펴는것만은 프로같은 내 낚싯대

텐트를 별로 펴보지 못한 "동대표형"님께서
잘 할수 있을지 자꾸 그쪽을 넘어다 보게 됨니다.

우리는 집짓기 놀이에 한참 몰입하고 있습니다

저 멀리 공사를 진행중인 건설 중기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찬란한 오후 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기 시작한다.

이제서야 오케이 사인을 내는 "동대표형"
법산지에서 처럼 뒷걸음으로 한건 하실지 !!

7시가 넘어서야 까매져 가는밤,
새우 채집망에도 새우는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린지 맹꽁이 소린지 모르지만
참 구슬프게 들린다,
(날이라도 좋아야 팔딱거리고 뛰지
 이리 추워서야 땅으로 들어가고 싶다)
뭐 이런식으로 우는듯한 울음소리

내가 참 낚시다니면서
개구리의  울음 소리까지 해석해 보기는 처음이다,

왜냐구요 뻔하죠
입질이 없으니 하는 짓 이었습니다,

달은 밝고 물은 맑고 차니
입질이 오는게 이상하겠지요

아침 해가 동쪽하늘을 밝혀 옵니다 만
반대쪽에는 빛 없는 달은 여전히 떠있습니다.
입질 없었던 탓을 누군가에게는 돌려야 하니까요

등 뒷쪽 둠벙에도 손님이 와 계십니다.
저분도 까만밤 하얗게 지새웠을까요.

아무래도 삼존리 둠벙촌에 거대한 건물이 들어서는 모양 입니다
일정 구역이 모두 공사장으로 변한걸보아
내가 낚시 할수 있는 장소가 하나 더 줄어든것 입니다.

아무일 없었던것 처럼
아니 이제 낚시를 시작 하는것처럼
아침을 맞이 하지만 표정은 어제와 같지 않습니다.

산수적인 방법으로 나누지 않고
포인트를 중심으로 적당히 지역을 나누어
공략 했지만 헛탕이다
아무도 붕어를 만나지 못했다.

하나 둘 짐을 정리할 시간 입니다
붕어를 만나기위한 설레임 그리고 찾아가는 여정
비록 붕어와의 교감을 나누지 못했지만
야외 나들이 한것으로 만족 해야 할겄같다

요즘들어 나는 낚시를 다니는지
낚시를 빙자한 캠핑을 다니고 있는지 구분이 안간다
다음 출조에는 꼭 낚시를 가야겠다.

재미 없는 조행기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