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3일의 대충대충 조행기

연휴가 시작되는 27일 아침 첫배로 섬낚시를 갑니다
어찌 아니 흥분 되겠습니까?
잠도 아니오고 일도 손에 안잡히고
두명씩 짝을지어 신안 압해면 송공 선착장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07시30분 우리를 태운배는 송공항을 떠나 암태도 오도항에 내려 주었습니다.
얼마나 긴시간을 준비해온 낚시인데도
새우도 부족하고 먹을것도 부족 한것인지 자꾸 허기가 느껴집니다.


누군가 알려준 그곳을 찾으려고 헤매보지만 찾지 못하고
소나무와 보리밭이 보이는 그럴싸한 자리
안좌도 대우리 어느 수로에 차를 세웠습니다


수로폭이 일정하지 않고 중앙부 쪽으로 수초가 듬성듬성 돋아
탐색전을 펼쳐도 무리가 없을것같은 육감만 믿고
하루 여기서 쉬어 가야겠습니다


한수라도 빨리 만나고픈 "가을붕어"님
아참 이번부터 "춘추"라 불러 달라더군요


군번이 낮은 "새벽"님과 "무리쉬"님은
점심을 준비 합니다


긴장한 탓에 담배 많이 피우는저는
작은 선반을 미끼나 소품도  올리지만 한칸은 재떨이로 씁니다  

점심먹고 대를 펴자 이내 입질이 들어 옵니다
5치,8치,거의 9치
새벽님은 빈바늘로 수심찍고 있는도중
50Cm쯤 되는 가물치를 잡았습니다.

어둠이 오기전 야간 전투를 준비 하면서
낮에 잡은 친구들은 모두 물로 돌려 보냈습니다
왜냐구요?
야간전투로 4짜가 나올건데
독방을 차지 할수 있도록 살림망을 비워 둔것이지요


그렇게 섬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 합니다
이렇게 조바심내며 아침을 맞이하기는
국민학교 입학식이후에 처음 입니다.
다   이유가 있지만요

모두들 밤새 희망을 만났는지
아니면 못 만났는지 모르지만 평온한 섬 나라의 아침 입니다

새벽님의 집인데 살림망이 없습니다
일찍 빈바늘로 잡은 가물치가 너무 컷던 모양 입니다


요기는 내자리 입니다
살림망 숨겨 두었습니다.


춘추님은 주무시고 계시네요


그래도 무리쉬님은 젊다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침을 먹고 어젯밤 조황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 합니다

춘추: 나는 7치 한마리 하고 꼼짝 안해서 잤어
무리쉬:저는 5치급 두마리하고 8치 한마리요
새벽: 입질은 보았는데 얼굴은 못보았습니다

저요 대물낚시 입문 해서 첫 월척을 하였습니다.
8시경 제일 짧은 2.5칸대에서
찌가 오르다말고 뚝떨어지더니 다시 슬금슬금 올라 갑니다
그것도 천천히 올타꾸나 요게 4짜 구나
호흡을 가다듬고 챔질 어라 확 날라오네 6치쯤 됩니다.

마음이 진정 되고 흥분이 가라 앉아 싸늘함을 느낄 즈음
이번에는 3.6칸 대가 꼬무락거립니다.
얼마나 뜸을 들이던지 꼬맹인줄 알았는데
찌가 올라가고
저는 묵직한 붕어를 만났습니다.
충분히 월척은 넘습니다,
웁스 나혼자 자랑을 너무 많이 했나보다.

궁금했고 자랑도 하고 싶어 계측자 가져다
붕어를 턱 하니 올려 봅니다
32.5Cm로 서로 인정 합니다
사진은 묘하게 찍혔지만요


모두들 잡은 붕어를 한꺼번에 모아
남들처럼 사진좀 찍자는데 붕어가 외면 합니다


오늘 월척 기념 사진은 춘추님께서 대신해 주셨습니다.
저는 사진 찍어야 하니까요

어제밤 입질을 잊니 못하고 한번더
찌를 노려보고 있는 새벽님


딱 한번만 더올라가
나도 월척한번 해보자고 기다리는 무리쉬 님


아쉬움남는 섬에서의 하룻밤이
못내 아쉬운 춘추님

그래도 자주 올수 없는 이곳에 와서
한곳에서만 낚시 할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른곳으로 옮겨 가기로 했습니다
물고기는 모두 제자리로 돌려 보내고
다른곳으로 이동 합니다

육지에 비해 많이 깔끔하지만
얌체처럼 쓰레기를 버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가 안좌도 임을 말해주는 입석입니다
다른섬인 팔금도로 갑니다.

한쪽끝이 바다와 맞닿은 양식장을 했다가
폐쇄된곳으로 퇴수로도 붙어 있는 그런곳 입니다

그런 둠벙에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집짓고 둥지를 틀었습니다


물색도 아주 좋습니다
이정도면 4짜도 나올법 합니다
모두 내생각뿐이지만요


저는 건너편과의 거리가 제일 짧을듯한
둠벙 끝자리에 자리를 잡고


춘추님은 수문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앗습니다


먼거리를 달려와 한숨도 자지 않고 낚시만 했던 무리쉬님은
감을 잘자기 위해서 폐관리사 옆 시멘트바닥위에
집을 지어두고 단잠에 빠졌습니다


비곳 저곳 수초 구멍마다
구멍치기로 지렁이 목욕 시키는 새벽님

춘추님도 여기 저기 구멍치기를 시도해 보지만
신통치가 않습니다

새벽님도 야간 전투를 위해
아담한 집한체를 만들었습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모아 포인트를 선정 하고
집을 짓고 또 쉬어가며
왜 그토록 붕어를 잡으려 드는지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마땅한 대답은 없습니다.

시간이 나면 물가에서 누가 부르는지
금새 물가로 내닿고
빈손으로 돌아 올때가 더 많지만
또 다시 짐꾸려 떠나고

오늘 이렇게 연이틀째 머나먼 남쪽나라
섬의 어느 둠벙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새우가 생각보다 부족했습니다
아니 새우가 절반쯤 죽었는데
죽은 새우의 머리가 덜렁거리지
바늘에 끼우면 머리만 똑 떨어지고
죽은 새우에는 반응이 없는것 같고
살아있는 새우에만 덤비는것 같으니
조직도 아님에도 하는수 없이 살아 있는새우를 고르고
20여마리씩 나누었습니다.

어둠이 오고  구름속에서 희미한 달이 비추는데도
풀이며 돌까지도 보입니다,
입질은 딱 한번
가장 우측으로 펼쳐진 2.4칸대에
산새우로 6치급 한마리

밤12시가 조금 못된시각 비가 내리기 시작 합니다
어쩔수 없이 모두 철수하여
새벽 3시30분
암태도 오도항에 차를 새우고
차안에서 새우 잠을 잠니다.
이잠은 잠자는것으로 치지않을것 입니다

이배가 우리를 처음 출발 했던 자리로 되돌려 놓을것 입니다
그러면 이 섬에서의 낚시경험을 추억에 기록하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것 입니다.

여정을 함께한 새벽님,춘추님,무리쉬님 감사 합니다
그리고 못 쓰는 조행기 읽어주신 분께도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