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천천히 바뀌고 있다.
우리 가정에도 변화가 온다.

천안권의 생활을 접고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

그 동안 정도 들었고 틈나면 새우대물낚시 하던 마정지를 찾았다
김장밭 배추도 무도 모두 거두어진 휑한 들판과

수초대를 지키는 대물꾼 주위로 어둠이 내리고 있다

날씨는 그리 춥지 않지만 물색이 맑고 수온이 낮아
가급적 깊은 수심 나오는 제방에 가깝게 자리 했습니다.

착한엉아님도 오시고 늦은 밤 짧은 생의 전환점에선 아이들도 왔습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바람이 거세지기만 합니다.
뒷바람도 아닌 앞바람이 부니 투척도 어렵고 찌 보기도 어렵습니다.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눈에는 눈물이 나고
그리 춥지는 않은 것 같은데 바람이 하도 거세서
난로를 의지해보지만 그래도 추운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부는 바람에 찌는 울렁울렁 가슴도 울렁울렁

파라솔 바짝 내려두고  차로  피난을 다녀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낚싯대도 좌대도 모두 무사 합니다

착한엉아님도 거의 잠을 안자고 붕어를 노리시더니
어둠이 물러가자 텐트를 닫고 주무시고 계시네요.

새우낚시의 메카라 할 정도의 마정지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새우 채집도 낱마리뿐

새우 없는 곳에 새우 노리는 붕어 있을 턱이 없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붕어를 만날 수 없는날이었던 겄이다.

일요일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그 많은 꾼들로 가득차 발디딜 틈도 없던곳이 텅빈
입동이 지난 계절을 실감 하게 합니다.

수능시험에 수시 논술시험까지 끝낸 녀석과
형에 대한 질투로 홧김에 물가로 따라나선 녀석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저 녀석도 전환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낚시대 닦아 말려두고 얼음낚시 준비하거나
뽕대 채비해 수로로 가거나
부여권 수로 낚시나 남쪽나라로 기러기처럼 여행을 떠나야겠습니다.

인심 좋은 마정지 사장님
얼마 전 올라온 39cm급 토종 사진을 보여 주십니다

급격한 추위가 온후 대물소식이 뜸하지만
이제 적응을 해 가는지 한두 마리씩 나오고 있는데
붕어 얼굴 못 보았으면 이거라도 보라고 ㅎㅎ

아침이라도 바람이 자면 앉아 있었을 터인데
파도를 만드는 바람이 쉴지를 모릅니다.

씁쓸한 기분이지만 꾼이 어디 그런 거 한두번 입니까?

오늘 하루 내가 이곳에서 보냈다는 것
이런 환경에서는 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 정도 배우고 가는법이지요

비린내 맡아보지 못한 내 오짜 붕어는
언제쯤 5짜붕어를 올려볼까 늘 기대하는 마음으로 물가로 나섭니다.

생활권이 옮겨져 마정지에 찾는 횟수가 줄어 들것 같습니다.
회원님들 바람 조심 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