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고 한들 오지도 않으며
또 가라고 한들 가지 않는 게 계절이라
얼음 속으로 봄은 흘러오겠지만
주중에는 온도가 내려가 얼음을 얼려주고
주말에는 온도가 올라가니
얼음낚시 환경으로는 이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주말에 인천 경서동 수로를 찾아갔습니다.
자고나면 바뀌는 게 세상이라더니

도무지 알 수 없도록 변해버린 지형 덕분에
무척 헤매다. 아라뱃길 인천 갑문 옆 수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적당한 얼음 두께며 적당한 수초대
그리고 천안에서 인천 쪽으로 이사오신 오짜붕어님까지 합류하여
오늘만큼은 뭔가 될 듯 합니다.

잔뜩 벼르고 찌를 응시하고

혹여 살얼음 때문에 약한 입질 못 볼까 저어하여
부지런히 살얼음을 걷어내건만
어찌 된 일인지 소식이 없습니다.

하긴 예전에 이 근처를 지나면
검단수로와 이곳에 무수한 낚시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어디 가고 없는지.....,

마음이 허전 하면 속까지 허전하니

일단 추위를 잊게 하는 얼음판위의 라면을 먹어 봅니다.

얼음낚시가 물 낚시보다 좋은 점을 굳이 적어본다면

1.집에서 편하게 자고 낚시 하고 온다는 것
2.포인트를 반대쪽에서 공략할 수 있다는것
3.새참을 먹을 때 거의 앉은자리 근처에서 바로 먹는다는 것
4. 입질이 없으면 쉽게 옮겨 간 다는것 ...

얼음낚시 포인트 잡는 법 중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을 택하라"가 있는데 이것은
붕어 있는 곳에 사람 있고 붕어 없는 곳에 사람 없다“ 로 풀이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출조지는 가망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하지만 수온이 올라가면 혹시 붕어가 움직이지 않을까하는
지극히 낚시꾼적인 바램 때문에 쉽사리 철수 할 수도 없습니다.

오후 3시까지 버텨 보았는데 소식이 없으니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없을 때 붕어 좀 올라오면 대박인데
그 때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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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실패 때문에  일요일에는 더 아래로 가기로 합니다.

아스카님은 마감 때문에 빠지고
착한엉아님은 동네잔치 때문에 빠지고
빠지고, 또 빠지고
조촐하게 3명이서 중왕리 수로로 갔습니다.

이곳은 어제와 다르게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리고 소문에 어제 고기가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흐흐 고기잡은 사진 아스카님께 보내 약 좀 올려야 갰습니다)

비장한 각오를 하고 기포가 얼어붙은 자리에
구멍 뚫고 기다리시는 거시기님

갈 때마다 빈손이었던 것을 면해 보겠다고
살짝 웃어 보이시는 동대표님

날씨가 좋고 기온도 높으며 물색까지 좋으니
금상첨화 입니다.

앞에도 뒤에도 고기를 낚아내니
덩달아 기분이 좋고

토교지에서 낚시 간 사람들에게서
꽝치고 있다는 전화를 받으니 더 뿌듯합니다.

개인적으로 환경이 깨끗하고 좋은 나라
계절에 따라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나라
 (터키의 어느 호수에는 철새들의 분뇨 때문에 미생물이 번성하고
   그 때문에 잉어며 붕어의 개체수도 많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답니다)
 출입제한 없이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자유롭게 낚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유가 허용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손맛 좀 보신 동대표님 입이 위로 살짝 찢어졌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붕어 만나셨죠!

드디어 거시기님께서
2012년 얼음낚시 목표로 삼았던 7치 넘는 붕어를 낚아 내셨습니다.
벌써 입가에 미소가...
물 낚시 때는 쉽게 월척도 여럿 하셨는데
얼음낚시에서 영 고전을 면치 못하셨습니다.

올해는 유달리 얼음낚시가 어려웠다고 다들 말씀 하십니다.
출조 해서 붕어 얼굴 본 것만으로 감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