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7일 낚시를 다녀온 후 주말마다 겹친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물가를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징검다리 휴일이라고 다들 낚시 여행을 떠났는데
납품기일 맞추느라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토요일 늦은 밤 달산지에 도착하여 대를 펴기 바쁘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저수지는 나를 반겼지만
이슬 머금은 저수지 밤공기를 느끼는 것만으로 만족 해야 했다

아침이 되어서야 볼 수 있는 저수지 풍경
어린 아이처럼 언제인지 모르게 훌쩍 자라버린 갈대 잎들

갈대 너머로는 마름이 수면에 나타나기 시작 했습니다

나뭇가지에 새싹 돋기전 고우영님께서
턱걸이 마릿수 하시던 자리였다는데
나뭇가지에 잎이 돋아나고 갈대 잎이 자란 지금시기에 붕어들은
저수지 가운데로 터전을 옮겼는지

오랜만에 12대씩이나 펴고 붕어를 기다렸지만
밤새도록 찌올림 한번 없었답니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저수지에서
아침 입질을 보고 싶지만 빨리 올라가 내일 납품준비를 해야 하기에
아쉬움  남아있는 낚싯대를 한대 한대 거두어들이는데

아주 작은 찌올림이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챔질 했지만 붕어의 무게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산란의 고통을 치유하고 있던 작은 붕어였습니다.

그래도 이 녀석 덕분에 찌올림은 보았습니다

조행기를 쓰고 있는 오늘은 석가 탄신일 입니다.

모든 번뇌 망상을 버리고
모든 탐욕과 오욕 에서 완전히 벗어나  마음에 의하여 진리를 깨우치는 열반에 들었다는
고타마 싯다르타는 우리에게 '부처'라는 성인으로 추앙되지만
그의 생일을 기리는 까닭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 싯다르타로서 우리와 똑같은 번민 속에서
그가 성자가 된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쯤 낚시를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