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아닌데 비가 오기 시작하면
며칠씩 내린다.

그런 토요일에는 아무데도 가기 싫다

하지만 아스카님의 유혹에 두 손 들고 갈곳 없을때가는곳
강화 삼성지로 갑니다.

다행히 비는 그쳤고 먼저 오신 분들이 모두 차지 하고 남겨진 자리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아스카님 받침틀 새로 구비 했노라 자랑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O. K에서 새로 나온 대물용 받침틀이라는데

빨리 설치하고 빨리 철수 할수 있다고 하시더니
막상 내가 10대를 설치 하는 동안 5대도 못설치 하신다.

아마도 설치와 철수는 받침틀에 문제가 아니었던 듯 하다

상류 모래톱에서 부터 시작된 텐트의 행렬은
일정간격으로 무수히 이어져 있고

폐가 앞을 지나 제방에 진을 친 사람들 까지 있다
설마 비 오는데 물 빼지는 않으리라는 기대 하나 만으로
삼성지의 밤을 맞이해 봅니다

습기가 많아 찐득찐득한
입질 없는 밤 야참으로 컵라면을 먹으니 생각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렇다. 라면 먹을 때마다 쓸쓸하다고 느꼈던 건 
   
  혼자 먹어서가 아니라 라면에 계란을 넣지 않아서였다.

  더불어 나는 알게 되었다.
 
  가난은 고작 계란 하나로 비루해질 수 있고,
 
  부자는 고작 계란 하나로 누군가를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라면과 계란 하나 사이의 괴리감. 계란 하나가 휘두르는 엄청난 폭력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中에서 발췌>

언제 부턴가 라면에도 등급이 생겨나 이제는 까만 라면을 먹어야

라면 좀 먹는구나 !

농X  X라면을 먹고 있는 지금

갑자기 라면 뒷맛이 씁슬해지는것 같습니다.

밤새 입질 없다니까
혹시 맨땅을 생각 하실지 모르지만

상류 다음 2순위에 들어가는 무넘이 앞에 앉았습니다.

물론 붙일 때는 사정없이 나무뿌리 언저리까지 밀어 넣었지만

아침이 되도록 찌가 움직이는 것 조차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모래톱에 모임 나오신 분들도 잠이 들고

아스카님도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늘어 진 듯하더니
이내 단잠을 잡니다.

나 또한 낚시꾼임을 자부 하지만
편안한 집을 팽개치고 물가에서 잠을 자는 것은
습관일까요 아니면 취미의 일부분일까요
늘 분류하려 들지만 이 부분에서 막힙니다.

혹자가 말하기를 낚시는
돈들 여 좋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며
덤으로 붕어와 멋진 풍광을 만난다고도 했습니다.

비 개인뒤의 청량함이란 이루 말할 데가 없습니다.

시간에 쫒기고 돈에 쫓겨 바쁘게만 돌아가는 현실을
잠깐이라도 잊을 수 있는 그런 맑고 쾌청한 날씨  입니다.

간데 또 가고 또가고 뭐그리 할 말이 있겠습니까만
언제 붕어를 만날지는 그 누구도 모르기에
또 가보고 또 가면서 조행기를 적습니다.

어디를 가나 배수가 되는 시점 입니다.
농사에 관계없는 아담한 저수지 찾아가시어 멋진 붕어 만나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