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폭우가 예상 된다기에 망설이고 있다.
갈까? 아니면 쉴까?

진정한 꾼은 시간만 나면 낚시생각 하는 것이지만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
광천대물낚시에 들러 새우를 준비하고
모임이 있는 수정지의 약도를 받아들고 96번 지방도를 달리기 시작 한다

청류옥수의 고장 청양군 화성면 소재 수정지(물안이지)에서
낚시모임이 있어 수정저수지를 돌아올라 가고 있습니다.

모임의 본부석이 차려진 상류 우측골

대물낚시 모임에서의 명당자리는
본부석에서 가깝고 주차 한곳에서 가까운 자리가 최고의 명당

그런 명당에 먼저 도착하여 피서낚시를 즐기고

뗏장수초 사이에 구멍을 만들고 대를 펴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게 주중에 내린 비로 만수가 되었기 때문 입니다

청양 하면 고추 하듯이
고추밭아래 칡넝쿨을 헤치고 자리를 어렵게 마련 중인 회원분

모임에 오면 늘 그렇지만 낚시는 뒷전
구색이 딱 떨어지는 반찬과 안주에 한잔씩 일 순배 돌고 나면

사내들이 뭐 그리 할 말들이 많은지
이른 저녁을 먹는 시간이 길어져만 갑니다.

하지가 지난지 20여일이 지난 요즘 어둠이 빨리 내려오는 까닭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물 맑은 저수지에서

통통한 붕어를 그려보며 마무리 찌 세우기에 바쁘답니다.
미끼는 옥수수가 대세
새우를 달면 일 년치 구구리를 한꺼번에 만날 수도 있답니다.

청양권에서는 동사리(구구리) 성화 탓에 생미끼는 피해야

어느 조행기를 보니 이런 구절을 본적 있다.

"총 10대의 낚싯대로 30마리 이상의 동사리(구구리)를 잡았다.

일행들도 동사리 융단입질에 지쳐 쓰러지기 일보직전.

‘그래도 붕어가 새우를 먼저 보면 걸려들겠지’ 싶었던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다."
 

그래서 새우는 감히 달지 못하고 옥수수로 시작 했지만

옥수수에도 찌가 들썩들썩

내심 이 들썩거림이 구구리가 아니라 붕어이기를 고대하고

새우를 달아보면 어김없이 끌리는 입질이 들어오고 이내 구구리가 나온다.

아직은 무더위가 없어서인지 밤공기가 차갑게 느껴 집니다.

자꾸 내려오는 눈꺼풀을 다시 올릴 희망을 잃어서 인지 잠깐의 잠에 빠져 듭니다

새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산골짜기 물가에 아침이 왔습니다.

꾼들의 갈망인 이런 저수지가에 별장 한 채 있었으면 좋겠구나 하는
사치 섞인 상상도 해 봅니다 

옥수수로 밤을 지새운 흔적만 있을 뿐 살림망은 안보입니다

분위기는 최상인데 이집에도 살림망은 없고
자리 주인은 아침모임을 위해 본부석으로 떠나고 없습니다.

청양 수정지에서 제일 예쁜 붕어의 자태 입니다.
이번 모임에서 하룻밤의 결과는 붕어 5마리
그동안 물 말랐던 계곡지에 영양분이 부족 했는지
빵없이 길기만한 황금붕어 입니다.

모임특성상 붕어 크기순으로 시상을 합니다.
 

참 분위기는 좋았는데
이번 출조에도 시상권에 들지 못했네요
결론은 꽝을 쳤다는 이야기 입니다.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가 있어 서둘러 철수 준비를 합니다.

불어난 물로 적당히 흐린 물색에 운치 있게 내려앉은 안개며
어둠이 물러나면서 청량하게 들리던 새소리까지
그 멋들어진 풍광만 눈에 담고 청류옥수의 고장 청양을 뒤로 합니다.

고기가 우선이 아닌 풍광낚시나 떡밥낚시를 하시는 분께

한번쯤 피서 낚시터로 소개 해드릴만 하겠습니다.

물론 낚시 가시면 청소 잘 하시고 쓰레기는 가져 오셔야겠지만 요

곳곳이 물난리라는데 아무쪼록 피해 없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