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라는 마차는 쉼 없이 바퀴를 굴려
겨울 속으로 달린다.

납회모임도 해야 하고 송년회도 해야 하는데
마땅히 기일은 정해지지 않아
이번 주는 태안의 황촌지로 가본다

겨울에 마땅한 곳 없을 때 찾아 가는 곳 인데
수차례 도전에도
붕어 본적은 없는 곳이다

위 큰못에는 바람이 심하여

작은못에 자리를 펴는데
수위가 굉장히 낮다.
대략 80 cm 정도 50~70cm는 물이 빠진 듯 합니다.

오늘 함께 하신 분은 착한엉아님
작은못 상류 쪽에 자리 하셨습니다.

이렇게 두사람 이서 황촌지를 전세내고 낚시를 시작 합니다.
낮에는 그렇다 치고 밤에  찌만 삼삼하게 솟아 준다면
겨울 추위쯤 잊고 버틸 수 있을듯 합니다.

낚시준비를 마치고 식사 하는 시간
햇볕 쏟아지는 사이로 축복 같은 눈이 내립니다.
올해 첫눈을 낚시 하러와서 보게 됩니다.
 

하긴 대관령에 폭설로 5시간이상 감금 되었다는 소식도 있는데
대낮에 살짝 쌓인 눈은 기분 좋은 소식 인지 모릅니다.

황촌지에는 여러 가지 징크스가 있습니다.

첫째,
황촌지에만 오면 눈이 옵니다.

둘째,
차가운 바람이 불어 꼭 낚시 못하고
차속에서 피난했다가 다음날에 돌아온다는 것이죠

바람이 불어 버티다 버티다 못 버티고
뒷바람 받으며 낚시 하려고
상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눈이 오기에 더 이상 기온은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옥수수 몇 알 달아 던져둔 채
텐트 속에서 낮잠을 청해 봅니다.

오수를 즐긴 후 다시 찌를  매달고
몸이 군지 않도록 산책도 해봅니다.

인적 없는 태안의 바닷가 마을에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 합니다.

이슬이 같이 먹어줄 사람이 없어
조금 밍밍한 저녁식사를 합니다.
(참고로 착한엉아님 술 잘 안 먹어요)

자고 김치찌개 먹기를 반복하는 동안 밤은 찾아 왔습니다.

뺨을 스쳐가는 바람은 얼음칼 같고

움직이지 않고 떠있는 캐미라이트는 하늘의 별만 같은데

달이 이상 하다

누런 듯 하얀 달이 붉어지기 시작 한다,

오늘은 계기 월식이  있는 날이라고 한다.

월식(月蝕; lunar eclipse)이란
태양, 지구 그리고 달이 태양-지구-달의 위치로 배열되어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오로지 달의 위상이 망(보름달)일 때에만 일어난다.

옛날 사람들은 붉은 달이 신이 계시하는 흉조라 하여 몹시 두려워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 헤카테는 오늘날에는 ‘모든 마녀들의 여신’을 상징하며,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세 명의 여자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붉은 달이 뜨는 날, 헤카테는 저승의 개를 이끌고 나타나 저주의 마법을 펼쳤다고 한다..... 

사실 월식 현상은 1년에 2~4회 가량 일어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개기월식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었던 것은 2000년 7월 16일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에는 2018년 1월 31일이 되어야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캐스터 -

찌보다 하늘을 더 많이 쳐다보다 텐트를 닫고 잠이 들었다

날이 밝았습니다.

밤이 새도록 찌불은 아주 미세하게 깜박거릴 뿐 솟아 오르지를 않습니다.
허긴 얼음 어는 계절에 물 낚시 하면서도
붕어를 기다리는 게 꾼의 마음이지만
붕어는 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합니다.

먼 곳에서 오신 손님
비린내라도 맡으라고 5치 붕어가 인사를 합니다.

착한엉아님도 5치급 붕애만 4마리째라고 합니다.
큰애들은 다 숨어 있고
철없는 것들 만 식탐을 부리고 있나 봅니다.

월척 붕어는 시와 때가 맞아야 나타나는 것이라는 신념은 있지만
혹시 VIP대물좌대의 편안함 때문에 고기를 못 잡나?
아니면 좌대를 겁내 붕어가 오지 않는 것일까?
하는 불안감이 업습아는것은 ......,

납회들 잘 하시고 송연회도 깔끔하게 하시옵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