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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009.7.31~8.2.) 조행기-월척 16마리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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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평짜리 아파트에만 있기 지루하시죠?
그럴 땐 아파트 한채 팔아서 낚시를 가세요.
다들 100평짜리 아파트 서너채씩은 있잖아요.
고생 사서도 한다잖아요.
그러니 나서보는 겁니다.
그러니 우린 행복한 거예요.
그렇죠?
한낮기온은 33도
이럴 땐 션한 맥주 한잔이 그만이죠.
한 열흘 탄 벤츠 한 대 팔아서 맥주 한 잔씩 하시지요.
열흘 타면 질리잖아요.
다들 벤츠 2대씩은 있잖아요.
그렇죠?
몇 군데 들러보니 물색이 아주 맑네요.
다들 아시잖아요. 물색이 맑으면 붕어낚시 잘 안되는 거
그래서
양조장 통 째로 사서 막걸리 좀 가져다 부었더니 물색이 그만입니다.
강남에 있는 땅 몇 평만 팔면
양조장 하나쯤은 다들 사시잖아요.
그러니 우린 행복한 거예요.
그렇죠?
사실 오늘은
한우 사태살과 고래낭심..그리고 곰발바닥에 산삼깎두기를 미끼로 쓸려고 했는데
이곳 붕어님덜은 새우와 옥수수를 좋아하신대요.
하긴 붕어님덜도 허구헌날 먹는 호랑이백숙에 산삼깎두기 질리실 만도 하죠.
그러니 가끔은 이런 자연식이 그립기도 하겠죠.
우리도 있잖아요.
가끔은 보리밥에 된장 비벼먹고 싶을 때...
붕어도 우리도 그러니 행복한 거예요.
그렇죠?
붕어님덜도 더위 피해서
아마 피서를 갔을 거예요.
우리도 나무그늘 찾잖아요.
그래서 육초가 삭은 나무그늘 밑을 노려봅니다.
거봐요.
제말이 맞잖아요.
뭐 돈이 쫌 더 있는 사람덜은
해외가서 놀겠지만....그거 100평짜리 한 채만 더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거잖아요.
그렇지만
사람이나 붕어나 때론 좀 지저분해보여도
맨날 호텔에서만 휴가 보내고 그러다가도
그저 자연냄새 폴폴 나는 그런 곳이 그립기도 한거예요.
그러니 우린 행복한 거예요.
그렇죠?
돈만 많아서 돈 쓸 곳을 몰라
룸싸롱에서 인생을 종치는 사람들이
이런 맛을 알겠어요?
돈 쓰기 지겨워서
정치나 해보자고 머리엔 암생각읍시 나서서
쌈질이나 하고
부자티만 내는 그런 사람들이
이 맛을 알겠어요?
그러니 우린 행복한 거예요.
그렇죠?
월척만 16마리를 잡았어요.
그런데 살림망에 구멍이 난 걸 몰랐어요.
진작에 강남역 사거리 그 월세도 잘 안주는 건물 팔아서
쓸만한 살림망 하나 사는 건데...
여러분도 기회 놓치지 마시고
얼렁 건물 하나씩 파셔서 살림망 존걸로 구입하세요.
그래도 건물 서너채는 아직 남았잖아요.
밤새 이상하게 퍼덕거림이 없어서 아침에 꺼내보니 다 탈출했더라구요.
어쩌면 붕어덜도
집 몇 채씩 팔아서 용역을 고용해서
살림망을 뚫고 나갔나봐요.
보세요.
집 몇 채, 벤츠 한 대..건물 한 동...뭐 그정도 팔면
이렇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잖아요.
거 뭐 욕심 부리면 뭐하나요.
이렇게 얼굴 한가득 웃음짓고 살지 못한다면...
저 분 두 개 가지고 있던
명품시계 하나 팔아서 저 돌찌 구해서 월척 3수 잡았습니다.
다들 돌찌 쓰시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행복한 거잖아요.
그렇죠?
새벽엔 무척 춥드라구요.
저 담요는 포라폴리스라고 하는 건데
가볍고 무척 따뜻해요.
다들 저런 거 몇개씩은 있으시죠?
그렇죠?
새 살림망을 꺼내 다시 낚시를 시작
하루 더 묵습니다.
사실 이런 곳 오면 가기 싫자나요.
서울 가봐야
맨날 룸싸롱 가자는 넘들...
어디 해외로 골프나 치러 가자고 하는 넘덜 뿐이니..
그리고 그런 건 낚시 못하는
겨울철에
저 남쪽나라로 비행기 전세내서 갔다 오면 되는 거잖아요.
누구나 그렇잖아요.
원초적 즐거움.
이게 행복 아닌가요?
여러분들도 다들 이렇게 사시잖아요.
보세요.
행복하면 이렇게 호랑나비 춤도 추면서...
그리고 쓰레기는 꼭 이렇게 담아오는 거예요.
여러분들도 다들 그렇게 하시잖아요.
그러니 우린 행복한 거에요.
그렇죠?
차가 좀 막히면 어때요.
사실 얼렁 해외에 있는 펀드 정리해서
새로 길을 금방 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부대끼며 100평짜리 아파트 한채씩 덜가진 분들과
동무되어서 느릿느릿 오는 것도 좋잖아요.
반걸음만 늦게....
그러면 행복해지는 거잖아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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