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을 장악했던 가을도
어느 덧 한 올씩
화려했던 색을 하나씩 풀어 놓는 시간...







나도
이렇게 그 단풍에 물든 가을볕을 쬐면
나도 모르게 길들여와진 떫은 맛을 버릴 수 있을까?







얼마나
낚시가 고팠길래 별명이 낚시고파..







그래 고팠다면 오늘은
버들치라도 좋다.








붕어라면
더욱 좋다.







나무에 걸려
원줄을 한번 더 매면 어떠랴







나란히 앉아
물 위에 파란 찌 하나 띄우고
도란도란 잔손금 배인 추억의 시간을 낚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 보내노라면..







백설조사형님도
그래 나도 한 때는....하며
과거의 무용담을 추억하고 있을까?







잔챙이가 많이 붙었다.
지렁이를 이만큼 달아도 2치 붕어가 올라오고
새우는 쳐다보지도 않는 밤이 계속되었다.







조우의 짖궂은 장난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날...
모두가 잔챙이 파티를 하고 있을 무렵...


쩜박이가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다.
떡밥낚시..
여긴 떡밥낚시가 잘 안되는 곳인데...

우골탄골드를 집어제로

믹스탄 옐로우를 글루텐에 섞어 쓴 떡밥미끼...
그런데 그게 먹혔다.







32cm 월척이다.
이후 30센티 한마리를 더 걸어냈다.



다음 날 아침..
약한 비가 내리고 입질은 활발해졌다.
밤새 괴롭히던 잔챙이들이 사라지고
7치급 이상으로 씨알도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까지...대를 접어야 했다.



사무실 건물 주인으로부터 전화 한통화...
건물에 도눅이 들어 모든 사무실이 털렸단다.



서울로 와 보니 난장을 만들어놨다.
뭐 좋지 않은 건물이다보니 경비도 없고
도난경보기시스템도 없다.



좀도둑이 낚시를 좋아하지 않나 보다.
좋은 낚시대도...주영이님이 탐내는(^^) 石찌도...
쇠뼉다구 집어제와 고급 영양 믹x탄도 그대로 두었다.



말 그대로 좀도둑인가보다.
노트북도 고급 카메라도 컴퓨터며 쓸만한 물건은 손도 안댔다.
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상품권과
잔돈푼이 든 저금통을 훔쳐갔다.



(빙신...도둑)



기분은 드러웠으나
위로 방문차 조우가 달려와서 탁배기 한잔 하잔다.
그래 인생 뭐 있어..
탁배기 한사발에 잊고 그런거지..
안 그류?







어설프게 시건장치를 고치고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느닷없이 가을이 스산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