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거시기 해남원정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4시에 나와 함께할 동행과 만나고

아침 6시 개인적 친분 때문에 강바다에 들렀다가
곧 서해안 고속도로 끝까지 가봅니다

목포 톨게이트를 지나가는 시간이 10시

아점을 먹고 도착한 해남 문내면 둠벙촌
옹기종기 모인 부락 하며 나즈막한 뒷산까지
고향이 생각나는 마을 입구 입니다.

사전 정보에서 들은 대로 축사가있는 하우스가 있고
그 옆의 둠벙  이 둠벙이 낚시를 못하게 했던 것으로 보아
혹시 큰 고기가 있어 그러지 않을까 싶어

마늘밭 아래 갈대가 돋아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10년이 넘도록 같이 낚시친구를 해주시는 영감님입니다.

저 또한 조금 편하게 낚시해보려고 접지 좌대위에 살림살이를 폈습니다.

예전 마을 공동 우물로 썼음직한 둠벙 참붕어가 많습니다.

또 몇 발자국 옮기면 둠벙이 두개가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원정을 안 다녀 보신 분들은 왜 거기까지 가서
그 작은 둠벙을 뒤지느냐고 반문하시겠지만,

원정낚시는 늘 "도" 아니면 "모" 이기에
설마 붕어가 있겠어 하는 둠벙을 탐색하는 것입니다.

있을 법한 곳에 지렁이로 아무리 들이대도
꼬물거리지도 않습니다.
정보전달의 오류는 아닐 텐데 난감하기만 합니다.

이곳 남녘의 작은 마을에 밤이 찾아옵니다.

밤에 붕어 몇 수 하고 가물치는 낚아 다른 둠벙에 넣어주기도 하고
몸보신할 장어를 끌어 올리다 터트리는 동안
배가 내리고 바람이 시작되더니 곧 날이 밝았습니다.

비,바람이 함께해 움직이지도 못 하고 있다가
점심때 다되어 읍내로 식사를 다녀옵니다.

첫날 잡은 붕어들 입니다.
날짜별로 잡은 붕어를 확인하기위해 사진 찍고 돌려보냅니다.

붕어 중 한 마리는 옆구리 상처가 있는데
가물치에게 당하지 않았나. 추측만 해봅니다.

어차피 낮 낚시는 안 되기에 이곳 저곳 구경도 해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는 임하도를 이어 놓은 임하교 입니다.

이곳에는 10여개의 둠벙이 있는데 어느 둠벙에 고기가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아랫녘 말로 "워매 여그 또 둠벙 있어야'
"아따 어디 고기 있다냐?"하며 둘러볼 뿐입니다.

어느 둠벙가에는 네발달린 짐승이 붕어를 잡아먹은 흔적도 보이구요

어제 내린 비 때문에  남기게 된 고라니의 발자국

또 다시 밤은 찾아오고
낚시는 했지만 몸도 피곤해지고 모든 게 귀찮아지면서
철수전 사진 찍는 걸 까먹었네요.

월척은 없었습니다.
최대 9치 최소 7치 정도의 붕어와
70cm가 조금 안 돼 보이는 가물치를 잡았지만
역시 다른 둠벙으로 이사 보냈습니다.

붕어는 살던 곳에 넣어 두고 왔습니다.
누군가 또 다시 붕어를 찾았을 때
붕어를 만날 수 있게 말입니다.

농부의 피땀 흘렸던 배추가 버려진 밭 그 옆에 둠벙
우리는 낚시를 하면서도 농부님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기를

작고 아름다운 마을 옆 둠벙촌을 뒤로하고
아쉽지만 살벌한 삶의 터전인 도시로
다시 돌아갑니다.

또 다시 원정낚시를 다녀올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