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서 지구상에 살다간 선배들을 존경 한다.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에 빠졌을 때 무수한 고민을 했을 것이고
번민을 하면서도 한 세대를 살아갔을 것이다.

번민이나 고민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출조하는 것에 대한 변호는 더더욱 아니다

어제가 소설인데 눈은 아니 지만 비가 온다고 한다.
하늘에서 내리는 것들을 지칭 하는 절기가 있다.

수천 년 전의 과학으로
곡우, 백로, 상강, 소설, 대설 하루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비 때로는 눈이 내린다.

오늘은 전북 고창군 흥덕면 치룡리 소재 사근제(떼방죽) 입니다

나무가 있어 낚시하기 까다로운 자리에
VIP대물 좌대를 깔고 1500 x 1700 짜리 트라이 텐트를 얹으니
오늘밤 내린다는 비를 피해 낚시할 자리가
완성 되었습니다

뒤늦게 내려온 동생들이 자리를 만듭니다.

크게 낚시인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집을 먼저 짓고
낚싯대를 나중에 펴는 이도 있고

일단 자리를 전하고 나면 낚싯대부터 던져보고
낚싯대를 깔고 맨 나중에 집을 짓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후 5시경 하늘이 어두워 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 합니다
다행인 것은 여름비 마냥 세차게 내리지 않고
바람 없이 부슬부슬 내립니다.

입질이 없고 움직일 수가 없자
야속하게 찾아 온 것은 잠

푸 ~욱 자는게 아니라 선잠을 자는 까닭에
자다 깨다를 반복 합니다.

어쩜 그리 타이밍 좋게 눈을 떳는지
찌가 꿉벅꿉벅 솟기 시작 합니다.
혹시나 4짜 하면서 챔질에 들어갑니다.

어림짐작으로 보아도 월척은 넘는데
4짜에는 한참 모자랍니다.
붕어를 살림망에 넣습니다.

내게도 여유가 생긴 것 입니다.
예전 같으면 계축자 가져다 사진 먼저 찍고 살림망에 넣었을 텐데 말입니다.

동행한 동생들에게 뭘척 잡았노라 전화로 했더니 믿어주지도 않습니다.
조금 전에 자고 있는걸 보았는데 무슨 소리냐며 말이죠.

새벽이 되자 비도 그치고 아침이 오지만
내가 바라던 4짜 입질은 없었습니다. 
  
 

맨 안쪽에서 낚시하던 인자무적님
밤새 입질이 없었다며 대를 하나둘 접어 이사 갈 준비를 합니다.

자 보세요. 밤에 잡은 월척 입니다

이번 월척은 32.4cm입니다
내게 행운을 안겨준 붕어에게 고마워해야겠죠

아침 조금 더 하류 쪽으로 이동중인 인자무적님
새로운 자리에서 입질을 볼 생각인 듯 합니다.

밤새 깔작 대기만 하던 입질에 눈을 떼지못하고
아침이 오자 이내 잠들어버린 동대표님

군데군데 먼저 다녀간 낚시인들이 작업해 둔 포인트가 눈에 들어오지만
붕어가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

얼마만큼 낚시를 하면 붕어의 유무를 알 수 있을까?
산책을 끝내고 한숨 푹 잠에 빠져 듭니다
 

이른 식사를 합니다.
 

낚싯대가 나무에 걸려 포인트로 선정하기에
어려운 자리에서 낚시를 했기에 붕어를 만날 수 있었으리라

어둠이 내리자 눈꺼풀도 내러 옵니다
이상 하리만큼 졸음이 쏟아져
낚시를 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날에는 입질도 없었지만
졸다 깨다  했을 뿐
낚시를 못하고 잠만 잤습니다.

바람만 아니면 견딜만한 추위 였는데
입질이 없어 너무 힘들었다는 동생들

하기야 2틀 동안 3명의 조과가
겨우  이 붕어 두 마리뿐이니 힘들만도 합니다
봄에 찾아 왔을 때는 그래도 이렇게까지 외면하지 않더니

머물던 곳 정리하고 붕어를 돌려보냅니다

손도 시린데 붕어 돌려보내기는 인자무적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이제는 얼음이 어는 곳이 늘어 갑니다.
출조 하시는 회원분 계시면
방한장비에 잘 갖추시고 안출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