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입니다…….
  가뭄이 심하여 농부님들 심기가 편하지 않습니다.
  출조 시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물 없는 계절 낚시 할 곳 찾기는 힘들다.
지난주에 물있는 곳 보았으니
이번 주도 상주로 간다.

그 일주일동안 수많은 사람들로 부터 시달린 공검면 소류지

작은 소류지 여러 개로 쪼개어 앉아본다.
소초 무더기 가는 길목에는 "찌올림"님께서 자리하고

뭐 소문 따라 자주 보여진 길목은 초보 꾼이 차지 했다

당구를 처음 배우면 모든 사각형이 당구대가 되고
임의의 공을 놓고 각을 계산 하듯이
눈을 감아도 수면을 뿌리치고 솟아오르는
찌불 때문에 어찌 할 수 없이
오늘도 상주 탐방을 함께한 '인자무적"님

반대쪽 수초 더미에는 작업이 잘 되어있어 구미가 당긴다.
당근 나는 구멍마다 찌를 세웠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지하통로를 아지트 삼기로 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행복한 기운이 솔~솔~
추후에 안 사실 이지만 이곳은 2~3일전
FS-TV에서 "이창수의 수초공략" 촬영이 있었다고 한다.

아지트에서 식사를 한다.
시원하고 비소식도 있는데
비도 피할 수 있어 참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식사 후 한가롭게 산책을 하는데
갑자기 내가 앉은 자리에서 낚싯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가물이가 대를 끌고 가 수초에 낚싯대를 감다가 부러진 것 같다.
아 급 우울모드

그렇게 그림 좋은 곳에서  그냥 하룻밤을 보내고

포인트 바깥쪽 빈자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내게서 제일 먼 곳에 아스카님 자리가 있습니다.

입질은 없고 수초대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니
한 구절 시구가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모두들 자리만 잡아 둔체 아지트(토굴)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옮겨진 자리가 길가 인지라
VIP대물좌대를 가장 작은 모드로 펴고
트럭이나 경운기 지나가면 파라솔 걷어가며
자리를 고수 합니다.

이 가뭄에 이렇게 멋진 곳 있나 싶기도하고
마땅히 갈 곳도 없기 때문 입니다.

집에서는 몰라도 밖에 나오면 각자의 몫을 해야…….

여름 낚시 잘 먹어야 합니다.
모르긴 해도 닭백숙 8월 상순까지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7월 18일 초복, 7월 28일 중복, 8월7일 말복
이 삼복이  지나면 더위가 꺾이려나

이 작고 아름다운 소류지에
간간히 오는 입질은 가물이 뿐이고 붕어는 없습니다.

아마 어떤 분께서 이곳에 있던 터줏대감을 만난 후
많은 분들이 오셔서 붕어 다 잡아갔나 봅니다.

철수하면서 들은 이야긴데
인자무적님 붕어 입질 두 번 받았는데 헛발질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붕어인지 다른 것인지 확신은 안서네요

해갈 되지 않은 가뭄 때문에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