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애매모호한 일정이다.

토요일 오전 일정이 전남 구례다.
일정을 변경할 수 없으니 편법을 쓰기로 했다.

세 사람의 짐을 싣고 출장을 가는 것이다
출장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보령의 학성지

광천대물낚시에서 소개 받은 여러 곳 중  하나
배수기 인지라 이곳저곳 둘러보고 도착한곳이다

◆ 학성지 ◆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리에 위치한 학성지는 충남권의 대표적인 대물 터입니다.
만수면적 약 6,600평의 해안가에 인접한 저수지로 뻘이 깊은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름 등의 수초로 인하여 한여름에는 별다른 조황을 보이지 않는 곳이다.
매년 추석 이후 씨알이 굵어지기 시작해
10월 말과 11월 초에 씨알이 절정에 이르는 보령의 대표적인 월척 산지로 유명하다

이른 새벽 움직이신 레이더스님께서는 자리를 펴자마자
낮잠에 빠지셨고

단양 출장 중에 핸드폰을 목욕시킨 덕분에
조금은 늦게 도착 하신 아스카님이다.

모처럼 전남 동부권 저수지에 대를 담궈볼 기회는 그렇게 해서 멀어졌다.

납품 물건을 함께 싣다보니
VIP대물좌대를 실을 공간이 없어
나 또한 모처럼 맨 바닥에 대를 폈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학성지 상류에 앉은 우리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벌써 옷 벗고 싶은 온도지만 대물은 밤에 만나는 것이 정설

레이더스님도 일어나 저녁 맞을 준비를 하고

아스카님도 저녁노을에 그을린 얼굴빛에서
큰 붕어를 만나고자 하는 열망을 감지해 낼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학성지의 밤을 맞이한다.

 "알게 모르게 많은 4짜들이 배출되었지만 소문은 생각만큼 많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주로 자생 새우와 참붕어를 미끼로 사용하고 있으며
 채 삭지 않은 말풀 언저리에 채비를 드리우면 초저녁과 새벽녘에 대물을 볼 수 있습니다.
 자리에 따라선 짧은 대가 긴 대보다 수심이 더 깊은 곳도 있는데
 어떤 자리건 수중 말풀이 잘 분포된 자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

예전에는 찾은 이가 많던 저수지였는데
구제역 파동 때 파묻은 가축들의 침출수가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저수지가 됐다나? 어쨌다나?(알아서 판단하시고)

어둠이 내려 분위기 좋은 시간에
딱 입질 타임에 뒤에 논에 로터리 치러 트랙터가 왔습니다.
그 트랙터 야간 일하고 밤 10시30분 돌아갔습니다

자리 편차가 큰지  아스카님은 뱀장어만 낚이고
레이더스님은 붕어만 낚시이고
제자리는 헛챔질 두 번에 장어가 올라오면서 꼬여 낚싯대 부서지고

그 난리를 피우던 밤이 물러가고

그 두 번의 안타까운 찌올림
조금만 더 기다려 볼걸 하는 아쉬움이 생생한데
다시 일요일의 아침이 밝아 옵니다.

지나 간 것을 늘 아쉬워하면서
막상 그 시점에는 포인트를 못 잡고 흔들리는지…….,

아침 6시20분경 레이더스님께서 첫 새우 월척을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게측자에 올려 보니 32.5cm의 월척 붕어입니다.
새우낚시를 시작한지 거의 3년 만에 첫 월척 입니다.

최상류 논에 야간작업한 논입니다.
일손이 달려 밤늦도록 불 켜고 일을 해야 마무리 된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볼 때 우리네 낚시인은 단순히 놀러 다니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돕지는 못해도 방해는 하면 안 되겠지요

장어는 보관 할 만한 사이즈가 못되어 즉시 방생했고
붕어만 모아 보니 이정도 입니다.

붕어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논둑의 경사가 심해 내려가서 살려 줄 수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붕어를 다이빙 시켜 봅니다.

힘겹고 험난한 인력난속에서 농촌을 꿋꿋하게 지키시는 농부님들께
미안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서 낚시를 해야 갰습니다
비록 내가 낚은 붕어는 아니지만
계측자의 빨간 선을 훌쩍 넘긴 붕어를 보면
이만 조행기를 줄여야 갰습니다.

※농번기입니다... 출조 시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