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변한다!
우리가 언제 부터 카운트다운의 숫자를 헤아리며 새해를 맞이하였던가.
외국의 새해맞이를 따라 하긴 했지만
밀레니엄의 시작인 2000년이 시작 되면서 부터
방송매체에서 TV로 라디오로 따라쟁이를 만든 것 같다.

2011년 새해 사업번창, 운수대통, 평안화목 좋은 것 다하시고

월척에 498까지 많이많이 하세요!

소란스럽던 새해맞이 아랫집은 정동진으로 윗집은 대청봉으로
하지만 낚시꾼인 나는 서산으로 떠난다,
처음부터 해를 보고 소원을 빌 생각도 안 해 봤다
다만 어디가 조황이 좋은 것인지가 궁금하다

추천 받은곳은 태안 법산지

해장국 한 그릇으로 빈속을 뜨겁게 만들고 난후 도착한 법산지
온 천지가 하얗다
부지런한 낚시인들은 먼저와 자리를 잡고 있는데
나는 어느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할까 고민 합니다.
평평하고 눈 덮인 얼음판위에 자리 잡기는 여간 고민 되는 게 아닙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오메가를 볼 수는 없지만
2011년 신묘년(辛卯年)의 첫해가
법산지 제방 쪽에서 떠오르는 것을 봅니다.
정동진에간 아랫집 해도 못 봤다고 투덜 거리는 것에 비하면
나는 행복한 것 아닙니까?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아도 되는 무덤덤 한 것이 낚시인입니다

낚시인에게 해가 관심대상 밖으로 밀려난 이유는
물속에 찌를 드리웠기 때문 입니다
해에게 소원을 빌기보다 찌가 보드랍게 떠오기를
더 간절하게 바라기 때문일 것 입니다

여름날의 멋진 연꽃을 자랑하던 자리에서서
멋진 하늘과 겹겹이 얼어간 흔적이 남아 있는 법산지를 함께 볼수 있어서 좋았는데

기대와 달리 붕어를 건져 올리는 이도 없거니와
내 찌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궁시렁 거리게 됩니다.
여기서 뭐가 나온다고 여기 가라고 추천 한거야
낚시점에서 가라는 곳에 가서 고기 잡은 적이 없다니까  등등등.
비 맞은 중처럼 중얼중얼

오늘도 함께하신 고우영님 고개를 좌우로 살래살래
표정이 굳어 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곳이라도 가자고 말해야겠습니다.

수차례 얼음낚시로 도전해 보지만 유독 법산지에서 만큼은
실적을 기록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법산지를 뒤로 하고 근흥면의 죽림지를 둘러보았지만
얼음두께가 얇은 탓 인지 아니면 작년 겨울 붕어가 너무 많이 유출되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무도 없습니다.

나쁜 짓을 한 범죄자가 범죄현장을 확인 하러 가듯
언젠가 재미 본 저수지를 찾아가는 게 낚시인
돌고 돌아 정죽지 까지 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넓은 빙판 한가운데 선 고우영님
구멍 뚫타말고 피식 웃으며 내던지는 한마디
얼음끌만 갔다대면 구멍이 뚫리네요.
아직은 서태안권의 얼음은 그다지 안전 하지 못하다
두께로 본다면 대략 4 ~ 5 cm 쯤

마땅한 곳 못 찾아 헤메는게 어디 우리뿐이랴
한 무더기의 낚시인들이 몰려와 자리를 잡기시작 하면서
얼음판이 울기 시작 합니다.
찌지직~ 쩌어엉 ~
무게가 많이 나가는 나로서는 내심 불안하기도 하지만
얼어가는 얼음은 안전 하다고 내게 말하면서 불안을 떨쳐 봅니다.

자리 옮기기를 두 번째 고우영님 찌부터 올라가기 시작 합니다.
굳어 있던 표정이 입가부터 미소가 번지기 시작 합니다

내 찌도 뿌리 내리지는 않았는지 솟구치기 시작 합니다
서산에 낚시와 오후 1시경이 되서야 시작된 입질은
두 시간쯤 반짝 하고 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듭니다.

새해 첫 얼음판 나들이를 즐겁게 해준 7 ~ 8치 급 붕어 들입니다.
이렇게 잘생긴 붕어를 만나면 즐거운 것을
새해 소원을 빌지 않고 하루를 보냈어도 찌만 올라가면
만사를 잊고 즐거운 것 그런 낚시의 매력에 빠져
올해도 붕어를 외사랑 하며 한해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얼음판 위에서는 붕어를 집으로 돌려 보내는 것도 다양합니다.
얼음구멍에 잘도 넣습니다.
사진으로만 본다면 딱 "퍼팅(Putting)"입니다
박세리에서 시작하여 신지애까지 이어오는 열풍 때문에
용어는 모두 아시겠지만 골프에서
볼이 온 그린(퍼팅을 할 수 있게 잔디를 짧게 깎아놓았으며 볼의 목표지점인
홀이 설치되어있음) 됐을 때 퍼터를 사용하여 홀에 볼을 넣기 위하여 퍼터로 볼을치는것.

낚시를 잘 모르시는 사람들 입장에서 본다면  x친놈 입니다.
이 추운날 그것도 새해 첫날에 죽으면 어찌 하려고
얇은 얼음판에 올라가 하루 종일 얼고 떨면서 붕어 잡았다가
먹지도 않고 다시 물속으로 돌려 보낼 것을
결국 손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짓을 왜 하느냐고

그래서  낚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 무소유의 인생과 같다고 합니다.

동양철학 중에서 노장사상에 제일 근접한 여가 활용법이기도 하지요
물론 정초부터 얼음판위에 물가에 쓰레기 버린 사람들은
제외 되지만 말입니다.

2011년 새해 첫 낚시를 마감합니다.
비록 월척 근처에는 못 갔지만 그래도 "꽝" 면하고 붕어 만나고 온게
어디냐고 제 자신에게 큰 소리치면서 말입니다
맨 처음에도 인사 드렸지만

새해 건강하시고 월척붕어 여럿 만나는 한해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