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낚시- 보령 웅교지편

한 번도 이 나라의 발전이나 퇴보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한 적이 없다.
나라가 나를 부를 때면 어김없이 대답했고
비록 몸이 둔해지고 배가 나왔지만 또 다시
나라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
설마 구제역이나 AI(조류독감)때문에 나를 부르지는 않겠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차를 남으로 남으로 몰아가고 있다

종교는 없지만 누군가 참으로 막막할 때 아이고 하느님이라고 소리친단다.
그 하느님과 교회당에서 부르는 하느님이 같다고들 하는데
문득 교회당 앞을 지나면서 옷섶을 매만지며 이렇게 바램을 이야기 한다.
구제역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평화와 축복을 내리소서!

얼음낚시는 첫탕을 뚫는 게 중요하다고들 해서
지난주에는 태안까지 갔으니 이번 주는 조금 더 내려가
광천에 들렀습니다.

추천 받은곳은 그나마 주변에 축산농가가 적은 웅교지
지렁이와 몇 가지를 준비하고 웅교지로 향합니다.

제방 무넘이 쪽에는 몇몇 조사님들께서 이미 자리하고 계십니다.

웅교지는 제방이 ㄱ자로 꺾여 있는데
낚시 하시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제방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앉아 계십니다.

물 낚시 때도 맹탕에 앉아 낚시 하는 것을 상상해보지도 않았지만
얼음낚시 한다고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초를 끼고 붕어가 사는데
얼음구멍도 수초 옆에다 뚫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류 물 유입구쪽을 바라보며 첫 얼음구멍을 뚫고 기다립니다.
입질이 없습니다.
오늘은 혼자 낚시 와서 그런지 두 손이 주머니를 떠나지 않는군요.

또 다시 4~5명의 낚시인들이 제방좌안 밭 아래로 자리 합니다
저들도 나처럼 첫탕 얼음낚시 해보려고 원정 온 사람들입니다
근자에 들어 모처럼 포근한 날 입니다.

낚시에 경험 있는 이들이 말하는 유독추운 올겨울 같은 때의 얼음낚시는
오전에는 가급적 제방권  깊은곳을 노리고
햇살이 퍼진 이후 오후 낚시는 상류권 수초대를 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험 많은 노조사님 께서 저곳에 계시나 봅니다

낚시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낚시인들은 빙판위에서 두리번거리다
수초가 있는곳을 얼음끌로 두드립니다.
똑 똑 똑 붕어님 거기 계시나요?
하지만 찌는 묵묵부답

이번에는 가을날 낚시 하던 자리를 가늠해 가면서
해를 등지고 대를 폈습니다.

새우대물낚시가 붕어가 지나가는 길목에 덫을 놓고 기다리는 낚시라면
얼음낚시는 붕어를 찾아다니는 것이지요.
그것이 얼음낚시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찌가 쫑긋 거리더니 슬금슬금 올라갑니다.
뼘치급 작은 붕어가 인사 합니다.

소식 없는 얼음낚시에 지친 이들이 가족들과 썰매놀이를 합니다.
물위를 걷고 싶은 인간들의 잠재적 욕구를 채워주는 얼음낚시는
물 낚시보다 더 여러 가지 재미를 선사 합니다.

그래서 주말만 되면 얼음끌 들고 붕어에게 노크를 합니다.
똑똑똑!
대답이 있으면 즐겁고 설령 대답이 없어도
빙판 위를 미끄러져온 알싸한 바람이 얼굴에 와 닿는 그 느낌,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얼음을 깎는 얼음끌질
그 모든 것이 좋기만 하기에 얼음낚시를 하는 것 같습니다.
회원님들도 안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