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의 보라색이 현란한 초여름 입니다.
지난주 연휴에 누군가는 아랫녘에서 월척을 두수 했다더군요

일을 황급히 마무리 하고  금요일 오후 광천 대물야인에 들러
새우를 넉넉히 3인분 준비 하여 목포를 거쳐
해남 문내면 까지 선발대로 내려갑니다.

뒤따라올 고우영님의 길안내용 메모도 작성 하면서 말 입니다.

그려준 약도를 따라 이쯤이다 싶은 곳을 찾았습니다.
갓쪽으로 갈대가 있고 중간에는
말풀이 쩔어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한 웅덩이를 말 입니다,

이쪽저쪽 길게 앞쪽은 짧게 그 동안 듣고 보아온 대로
대편성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밟았는지 고우영님께서 건너편에서 웃고 계십니다.

서산/태안권 어느 소류지마냥 수련이 피어나는 환상을 품었던 기대는
일순간에 무너지고  찌든 말풀 사이 구멍에 찌를 세우고
밤을 하얗게 뜬눈으로 보냈습니다.

거의 400Km를 달려 내려왔는데
소식 없다고 잠을 잘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달이 동그란 것이 보름인 듯 하고 그 탓인지
던져 놓은 채집망에는 새우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다 " 꽝"을 맛보았습니다.

아침에 전화를 통해 그 웅덩이가 맞는지를 확인 했는데
아뿔사!
그 옆 웅덩이라고 합니다.

어찌 하겠습니까 자리를 옮겨야지요.

이젠 도저히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졸음이 쏟아져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우영"님 께서 아침 8시경  소리를 질러 댑니다.
아 ~~ 월척 입니다
자리 옮기고 잠을 청하던 나와는 달리 죽은 새우로 건져 냈답니다

33.6cm 의 산란 후의 월척 입니다

갈대에 바짝 붙이라고 합니다.
눈이 가물거리는데 찌인지 갈대인지 헤매는 순간
20여분을 꼬무락거리던 찌가 한마디 올라가 멈춥니다.

침을 꼴깍 삼키며
나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손을 덜덜 떨고 있습니다.

가벼렸나 하는데 다시 한 마디가 올라갑니다.

월척 한수 했습니다 ,
지난 해 5월에 새우낚시를 도전 하여
꼭 13개월 만에 겨우 새우로 월척을 낚았습니다.
정말 감격 스럽습니다

계측결과 31.7cm로 인정

모든 주변 사물이 달라 보입니다.
풀들은 더 파랗게 보이고 물색은 더 좋아만 보입니다.
두 사람이 새우를 다 써버려서

다시 목포 IC부근 까지 약40cm를 달려 새우 사러 갑니다.

새우도 구했으니 식사도 하고
꿀 바른 과자 집에 둔 아이처럼 뽀로록 하고 물가에 도착해서
한잠을 청합니다.

거기가 거기인 듯 한데 어젯밤을 보낸 곳에서는
입질도 못 받고 가물치 푸덕이는 소리만 듣다 왔는데
이곳에서 라도 월척 한수 했으니 안심이 됩니다.

한번 재미 본 경험을 되살려
갈대에 바짝 붙이고 하룻밤을 더 보내려 합니다.

광천의 새우는 작아서 2마리씩 끼워 사용 했는데
따뜻한 곳의 새우여서인지 7호 바늘이 작아 보일 정도로
새우가 큼직하고 머리 쪽도 단단합니다,

어둠 같지 않은 어둠속에서 숨죽여 가며
건너편의 찌불까지 감상만 하고 있습니다.

밤 12시 드디어 찌가 꼬물거립니다.
낚싯대를 잡았다 놓기를 수차례
큰새우가 부담 되었는지 빨리 먹지를 못 하는 모양 입니다.

낚으면서 느낌이 혹시 가물친가 하고
후레쉬를 비춰보니  또다시 일을 쳤습니다.
붕어 입니다,

후레쉬 불빛 안나오게 뒤로 숨어서 찍어 봅니다.
이번에도 31cm급 월척 입니다

한 번의 출조에 그것도 새우 월척 2마리이라니
이제 할 것 다했구나 싶고
일요일 올라갈 것을 생각 하니 잠을 잘수 밖에

고우영님도 밤에 월척 한수를 더 보태었습니다!

그래서 월척만 4마리 입니다
뿌듯합니다.

여덟치 일곱치 포함 총 6마리 잡았습니다.
이제껏의 원정 중에 대박 입니다

제가 앉았던 웅덩이를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이리 작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손맛도 보고 월척도 만났으니
어찌 아니 즐겁겠습니까,

주변 정리 말끔히 하고

다음번 방문에 또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참 커다란 대자연이라는 살림망에 담가 두었습니다.
회원님들 기회 되시면 그 살림망에서 꺼내 보세요!

그 동안 꽝조행기만 올리느라 많이 죄송했답니다.
회원님들도 월척 만나시길 빕니다.
이상 왕복 1000Km의 새우원정대 "웅비어인"클럽의 조행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