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라는 마차는 입동을 지나 소설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얼음이 얼기 전까지 찌 올림이 있는곳을 찾아 헤메는 것이
낚시를 핑계 삼은 방랑자들의 몫

이번 주는 서산낚시 25시에 들러 봅니다.
찬바람이 불면 모기와 깔따구가 없어지고
그 후 부터는 자주 들르는 참새의 방앗간 같은 곳

오늘 하룻밤 사용할 새우 사들고 태안으로 달려갑니다.

제방과 바다가 맞닿은 저수지를 찾아 갑니다

말풀이 자라는 갯마을 드넓은 저수지 한켠에
봄날 모심듯 한대한대 깔아 봅니다.

맨 좌측에는 무적님이 자리 하셨습니다.

우주 삼라만상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그 운행의 법칙이 떨어뜨리는 행운을
정한 날 정한 시에
정한 자리에서 기다릴 때만이 받아 낼 수 있습니다.

오른편 모퉁이 구석진 자리에는 아스카님께서 자리 하셨습니다.

오늘은 한해의 달수만큼
딱 12대만 폅니다,
그러면 혹시 명절 찾아오듯 물고기가 와 줄지 누가 압니까?

생강이며 마늘이 많이 생산되는

서산의 비석거리지  촌가 옆에 붙은 해 저무는 채마밭

운 좋게 배추밭에서 일하시는 두 어르신을 만났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눈길 주며

중간 중간 허리를 펴고

두 분 이서 정담을 나눈다.

아마도 수확한 배추로 김장담궈

서울 간 큰아들내 대전으로 시집간 둘째딸

골고루 나눠주자고 도란도란

이제는 겨울이 되어버린 계절에도

얇게 걸친 작업복이 안쓰러워라

내 부모 살아생전 모습이 저러하랴.

알수 없는 뭉클함이

눈가를 적시게 하는 아름다운 농가의 풍경

그렇게 저수지에 어둠이 찾아오고

7시경 첫 찌 오름을 만난다.
손아귀를 벗어나는 사이즈로 보아 7~8치 쯤 되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슬금슬금 동동동 왔구나 하고
쾌재를 부르며 당겨본다.
속된말로 빵좋다.
척보면 안다고 월척 같다.
아 빵만 좋은 9치였다

8시 30분경 무적님이 한수 걸어낸다.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더니 계측자를 가져 오라신다.
30.5cm 턱걸이 월척이다.
사진은 밤에 후레쉬 안 터뜨리려고 아침에 찍었다,
사이즈가 줄었다

겨우 빨간 눈금을 넘어간다.
무적님의 공식기록은 30.3cm 월척이다.

정보에 의하면 밥12시가 넘도록 입질 한다더니
8시30분의 무적님 월척이후 찌가 모두 굳어 버렸다
새벽 3시까지 혹시나 혹시나 하다
역시나 그렇구나 하고 쪽잠을 잔다.

혹시 아침 입질 있으려나 하는데 빠가사리만

어둠에 못 보았지만 제방에는
전봇대 한 칸에 한 사람씩 사이좋게 집을 짓고
붕어사냥을 즐기고 있다

오늘의 내 행운의 크기는 9치이고
무적님의 행운의 크기는 턱걸이 월척
아스카님의 행운은 5~6치 손맛

햇살이 저수지에 골고루 퍼진다.
소금 폭탄 맞은 배추마냥 시들시들 해지는 시간
철수 시간이다

무적님과 내가 함께 밤새워 잡은 수확물이다

아침에도 낱마리 손풀이 중이신 아스카님께
철수를 종용해본다

업무로 몇 주 낚시 못하신 아스카님
여느 전시물 사진을 떠 올려 가며

큰 사이즈부터 아주 작은 사이즈까지
맨 끝에는 동자개까지 사진 촬영에 참가 시켰습니다.

오랜만에 잡은 월척이라 무적님도 기념사진 한방
이런 컷 하나가 조형기에 도움 됩니다. 감사 합니다

물고기 귀가시키기는 아스카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제발 잡히지 말고 오래 살아 4짜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겨울 문턱의 태안권 조행기를 마칩니다.

조황 및 포인트 문의
서산낚시 25시
(041) 664-2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