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그늘에 눈길이가고 몸은 축축 늘어져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조행기 안올리다보니
정말 일이 터졌습니다.

지난주 다녀온 사진 정리도 안 되었는데 또 사진을 찍어다
놓고 보니 가관이 아닙니다.

첫사랑여인의 얼굴에 여드름이 몇 개 였는지까지 기억할 수 있을 때야
뭐 어렵지 않게 해결될 문제지만
집에 들어가는 디지털 도어록 키번호도 생각 안나
집에 못 들어가고 쩔쩔매본 사람은
지금의 내 심정을 이해 해주리라 생각 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던 날

그날도 나는 전화통을 붙잡고 애걸복걸 하다시피 아스카님에게 물어가며
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재 이름 모르는 작은 저수지를 찾아 갑니다.

저수지 전역에 마름이 쫙 깔려 있고
제방 아래쪽으로 멀리 산들이 겹쳐 보이는 준계곡형 소류지였습니다.

이렇게 밋밋한곳은 어디를 깃점으로 포인트를 잡아야 하나
고민 해보지만 여~영 감이 오질 않습니다.

그런데 아스카님께서는 제방 맨 안쪽으로 차를 몰아가더니
이내 자리를 펴기 시작 합니다

아무래도 정보 제공자가 포인트도 일러준 듯한데
모른 척 하고 있다가 낼름 자리를 차지 할 때는
배신당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 시원하게 숨어드는 붕어를 노리는 컨셉으로
전을 펴신 아스카님

오후에 늦게 합류한 동대표,착한엉아,무적님 이렇게 둘러앉아
이슬이를 불러가며 허기를 달래 봅니다.
"이슬아! 너를 못만났으면 이세상 무슨낙으로 살았겠느냐
 이슬이 너 없으면 못산데이"

마름 틈새로 푸른 하늘이 언뜻언뜻 비치는 날씨 좋은날
아니 든든하게 배를 채웠기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 세상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 하며
듬성듬성 소류지를 점령 했습니다.

비가 올듯올듯 찌푸린 하늘에 어둠이 내리고
한곳에 모여 DMB로 축구 보면서 소리를 지르고
한숨을 올려 쉬고 내리쉬며 응원 했건만
아쉽게도 16강진출 만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왠지 모를 서운함에 낚시 할 마음도 덜 하고 해서
한숨자고 일어나니
아스카님이 빙긋이 웃으며
사진 한방 찍자고 계측자를 내오라고 합니다.

헉 허리급 35Cm 축하 합니다

새벽 1시경 축구 끝나고 다들 잠자고 있을 때
3.6칸대로 올렸는데 그때 잴 때는 36cm이었는데
밤사이 1cm줄었다고 아쉬워하는데
누구 약 올 리냐고 할 수도 없고 참 ~ 거시기 합니다.

가운데 3.6칸에서 찌가 삼삼하게 올라와
툭 챘더니 허리 급이라고
아스카님은 복이 많으신 건지 정보력이 좋은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멀리 전북 완주까지 원정 내려갔던 웅비어인팀은
한 마리 35cm에 만족 하고 귀가 했습니다.
일주일 지난 것을 더듬더듬 거리며
조행기를 써보지만 재대로 쓰고 있는 것인지
다음 조행기때문에 성의 없이 얼버무리는지 죄송합니다.